트리뷴뉴스에 따르면 프라보우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일자로 클라우디아 티네르 오스트리아 국방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같은 의향을 나타냈다.
파라보우 장관은 이날 오전 언론 매체에 나돈 서한에서 "유럽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늘 감명을 받은 저는 아래의 제안에 대한 귀하의 지지를 요청하며 이는 양국의 상호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프라보우 장관은 서한에서 "인도네시아 공군 현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귀국 인도네시아 공군을 위한 15대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귀국에서 구매하는 방안을 공식 협의를 개시할 것을 제안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서한의 진위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퇴역 장성인 TB 하산누딘 인도네시아 의원은 20일 성명을 내고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국방부는 중고 전투기 구매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산누딘 의원은 방위산업과 관련한 2012년 법률 16조를 언급하면서 하원과 정부는 중고 전투기를 다시는 사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고 항공기 구매 고려는 항공기 수명이 다하고 정비부품을 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산누딘 의원에 따르면, 인도의회가 승인한 전투기 획득 프로그램은 4세대 전투기인 '인도네시아 KFX'를 생산하도록 한국과 협력을 계속하는 것과 11억 달러에 러시아 수호이-35 플랭커-E '수퍼 플랭커스'를 구매하는 것 뿐이다. 러시아제 전투기 구매계약은 미국의 제재 우려로 아직 진척이 없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인도네시아 PT DI는 KFX 전투기를 공동 설계, 제작해 이중 한국이 120대를 구매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는 48대를 구매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해외 무기 도입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가 미국제 틸트로터 MV C-22 블록2 오스프리 수송기 8대를 구매하기를 원한다고 미국 국방부 산하 안보협력국(DSCA)가 6일 발표하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프라우보 수비안토 장관에게 주요 무기체계 장비를 국내에서 구매할 것을 요청한 것은 한 예이다.
인도네시아가 중고 타이푼 구매를 원한다고 해도 성사는 미지수다. 타이푼을 인도네시아 판매하기 위해서는 컨소시엄 참여 4개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판매 승인은 복잡하다고 디 프레세는 지적했다.
물론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컨소시엄은 지난 2015년 타이푼 판매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로드쇼를 벌였으며 당시 웨스타 자바 반둥에 있는 국영 항공기 업체 공장에 실물 모형을 전시하는 등 판매 의사를 적극 개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로파이터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가 타이푼 구매를 결정하면 스페인의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에 이전하고 전투기의 지상공격능력을 개선하는 등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인도네시아 의원 중 한 명이 반대하고 대통령이 해외 구매 중단을 요청한다고 해서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해외에서 전투기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인도네시아 국내 방산업계는 전투기를 생산할 역량이 아직은 없다. 지난 2010년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지분 20%로 참여한 이유다. 게다가 올해 초 프라우보 장관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인도네시아가 프랑스 닷소사의 라팔 전투기 48대와 스코르펜 잠수함 2척, 초계함 2척을 구매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