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는 지난 6월 이후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을 둘러싼 항의 시위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의 국책항공사 캐세이 퍼시픽 항공과 캐세이 드래곤 항공에 대한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시위에 참가한 사원이나 조종사 등 20명을 이미 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루퍼트 호그 캐세이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이제 책임질 수 없다”는 등의 성명을 내고 물러나는 등 사실상 해임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항공행정을 관할하는 중국 민용항공국은 지난 8월9일 캐세이에 대한 중국본토로 가는 항공편의 승무원에 대해서 신변정보신고를 의무화했다. 또 시위관련 직원이 본토운항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경영진은 확산되는 항의시위 참여를 자제하라고 직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알려왔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젊은이들의 행동에 이해를 보이며 시위에 참가하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이 회사는 8월 중순 중국의 요청에 응해 조종사 두 사람을 해고하고 그 이후도 해고자는 계속 늘어 현재는 20명 이상에 이르고 있다. 어느 사원은 페이스북에 시위에 찬동하는 기입을 하자마자 직속상사에게 불려가 페이스북에 쓴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하자, 곧바로 ‘해고’를 고했다고 한다.
또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한 직원은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된 한 여직원은 경찰에 구류되는 동안 신체 검사를 명목으로 옷을 벗도록 명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며 28일 항의시위 때 경찰의 가혹함을 강하게 호소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앞으로도 당분간 혼란은 진정될 것 같지 않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