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서는 지난 6월 이후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을 둘러싼 항의 시위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의 국책항공사 캐세이 퍼시픽 항공과 캐세이 드래곤 항공에 대한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시위에 참가한 사원이나 조종사 등 20명을 이미 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루퍼트 호그 캐세이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이제 책임질 수 없다”는 등의 성명을 내고 물러나는 등 사실상 해임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당국에 의한 일종의 ‘권력형 갑질’에 대해 28일에는 홍콩 중심부의 사무공간에서 이 그룹 사원 등을 포함한 노조 가입자들 2,000명이 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홍콩 미디어들이 알렸다. 캐세이 그룹은 아시아 최대의 국제항공사로 세계의 항공업계에서도 유수의 우량기업이지만, 동사의 화물선과 여객노선 70%는 중국 영공을 지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 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경영하기 어려운 처지다.
중국의 항공행정을 관할하는 중국 민용항공국은 지난 8월9일 캐세이에 대한 중국본토로 가는 항공편의 승무원에 대해서 신변정보신고를 의무화했다. 또 시위관련 직원이 본토운항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경영진은 확산되는 항의시위 참여를 자제하라고 직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알려왔다.
또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한 직원은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된 한 여직원은 경찰에 구류되는 동안 신체 검사를 명목으로 옷을 벗도록 명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며 28일 항의시위 때 경찰의 가혹함을 강하게 호소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앞으로도 당분간 혼란은 진정될 것 같지 않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