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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60%짜리 퍼센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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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60%짜리 퍼센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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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합중국이 멀쩡한 인간을 ‘퍼센트’로 따진 적 있었다. 이를테면 ‘퍼센트 인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이 헌법을 만들던 당시였다. ‘자유 신분 흑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주장이었다. 흑인 따위에게 투표권을 줄 수는 없었다.

그러면서도 인구를 계산할 때는 흑인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표’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열등인종’인 흑인의 숫자를 백인과 똑같이 헤아릴 수는 없었다. 백인의 ‘자존심’이 중요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흑인을 ‘그 밖의 모든 인간’으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백인은 1명을 1명으로, 흑인은 1명을 0.6명으로 계산하기로 했다.
그랬으니, 흑인은 ‘60%만 인간’이었다. 60%만큼만 인간으로 쳐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 바람에 미국에서는 ‘60% 인간’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나마 ‘비인간’에서 ‘60% 인간’으로 격상시켜준 셈이었다.

그랬던 미국에서 이 ‘60%만 인간’이 또 생기고 있는 듯싶어지고 있다. ‘100% 인간’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푸대접’을 받는 인간의 얘기가 세계를 끓도록 만들고 있다.

며칠 전 보도된 백인 경찰관의 흑인 용의자 연행이 그랬다. 텍사스의 갤버스턴이라는 곳에서 말을 타고 있는 백인 경찰관이 건물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된 40대 흑인을 밧줄로 묶어서 끌고 가는 장면이 SNS를 타고 퍼진 것이다.

경찰관은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말을 타고 있었고, 흑인 용의자는 그 말 뒤를 쫓아서 걷고 있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은 1800년대 미국 남부에서 도망치다 붙잡힌 흑인 노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며 분노하고 있었다.

미시시피에서는 닭 가공공장에서 일하는 불법체류자 680명이 무더기로 체포되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체포된 불법체류자 가운데 상당수는 남미 출신 이민자였다. 국경에 ‘만리장성’ 닮은 장벽을 쌓더니, 불법체류자 대대적인 단속이다. 그것도 ‘사상 최대’의 단속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인’ 인종차별∙지역차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흑인 거주지역인 볼티모어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최악으로 운영되는 곳”,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는 ‘독설’을 퍼붓더니, ‘사기꾼, 불량배’라는 험담도 입에 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은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꼼수’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유색인종의 표’가 떨어져나가도 ‘백인 표’만으로 승산이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색인종의 표’는 60%만큼의 가치밖에 없는 표로 간주하는 것인지. 미국에서는 지금 역사가 거꾸로 흘러 200년 전 헌법을 만들던 당시로 돌아가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