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유달리 테슬라를 지목해 이 같은 정책을 설명한 것은, 과거 머스크 CEO의 연이은 비판에 따른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개인이 소유하는 EV 수는 여전히 1자리에 머물고 있다며, "싱가포르가 EV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트윗한 바 있다. 이어 올해 5월에도 머스크는 "왜 테슬라가 동남아시아 국가에 있지 않은지"에 대한 고객의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싱가포르에 자동차를 들여오려 했으나 정부가 전기차 지원을 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사고스 장관은 과거 머스크의 코멘트에 관한 언론의 질문에 대해 "머스크가 창출하고 싶은 것은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는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없고, 오직 관심이 있는 것은 기후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EV 도입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가솔린 차량에서 EV로 완전 전환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싱가포르가 유일할 것"이라고 우선 밝히면서도, 인구의 85%가 과밀한 공영 주택에 사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적절한 충전스테이션을 설치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차 공간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귀찮다. 다음 문제는 충전 스테이션의 확보인데,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지대가 많은 섬나라인 싱가포르는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가 존망에 관련되는 위협에 휩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리센룽(李顯龍) 총리는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해수면 온도 상승과 집중 호우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향후 100년간 1000억 싱가포르달러(약 87조619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40년까지 대중교통 수단을 강화하고, 국내를 45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실제 인구 약 600만명인 싱가포르의 전철과 버스는 국토 720평방킬로미터(㎢)의 대부분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소유하는 EV 전략보다는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당분간 머스크의 싱가포르 EV 정책 비판 발언은 '대의명분'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