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16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에병태 대표이사와 정일권 노동조합위원장이 2019년 임금협상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노사가 최근 자동차 업계의 침체와 이에 따른 회사의 위기 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게 쌍용차 설명이다.
쌍용차 노사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을 비롯해 기본급 4만2000원 인상, 경영위기 타개 동참 장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이번 합의서에 담았다.
다만, 올해 역시 회사 정상화는 물 건너갔다. 2008년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12년 연속이다.
올해 상반기 쌍용차는 영업손실 769억 원, 당기순손실 776억 원으로 전년 동기(387억 원, 396억 원 손실)보다 손실액이 2배 가량 확대됐다.
◇ 쌍용차 상반기 영업손실 769억 원…전년 동기比 2배↑
적자 폭이 확대된 가운데, 소폭이지만 임금이 올라 쌍용차의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장려금 지급을 위해 5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필요하다. 적자인 상황에서 차입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월 말 현재 쌍용차의 부채 비율과 자본잠식률은 각각 271%, 11%이다. 이는 전형적인 부실 기업으로, 재계 1위 삼성전자의 33%보다 8배 이상, 2위 현대차보다 1.8배 이상 높은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전형적인 부실 기업”이라며 “12년 연속 적자를 낸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는 좀비기업(회생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정부,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을 면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 “12년 연속 적자, 전형적인 부실 기업”…부채비율 삼성電 8배
반면, 예 대표이사는 지난달 말 “정기 임원인사 이전에 임원 10~20%를 줄이고, 급여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예 대표이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부분적 조직 개편, 임원의 급여 삭감, 안식년제 시행 등으로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현재 쌍용차 43명의 임원 가운데 4∼8명 정도가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만큼 하반기 생산과 판매 증대는 물론, 품질개선을 통한 고객만족과 경영효율 개선에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가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차를 강화하고 있고, 임금인상 등에 따른 비용 상승 등으로 올해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