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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예병태 대표이사의 두얼굴…노조에 ‘천사’ 임원에 ‘저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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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예병태 대표이사의 두얼굴…노조에 ‘천사’ 임원에 ‘저승사자’

임단협 안에 서명, 매듭…기본급 4,2%↑·장려금 100만원 일시 지급
임원 20% 구조조정, 최대 8명 옷벗을 듯…“올해 실적 개선 어려워”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의 두 얼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예 대표이사가 노조에는 퍼주기식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경영 실적 악화를 이유로 임원들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다.

쌍용차는 16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에병태 대표이사와 정일권 노동조합위원장이 2019년 임금협상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오른쪽부터)예병태 대표이사와 정일권 노조위원장이 임금협상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쌍용차이미지 확대보기
(오른쪽부터)예병태 대표이사와 정일권 노조위원장이 임금협상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쌍용차
이로써 쌍용차는 2009년 중국 상하이차와 결별한 이듬해 부터 10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했다.

노사가 최근 자동차 업계의 침체와 이에 따른 회사의 위기 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게 쌍용차 설명이다.

쌍용차 노사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을 비롯해 기본급 4만2000원 인상, 경영위기 타개 동참 장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이번 합의서에 담았다.

다만, 올해 역시 회사 정상화는 물 건너갔다. 2008년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12년 연속이다.

올해 상반기 쌍용차는 영업손실 769억 원, 당기순손실 776억 원으로 전년 동기(387억 원, 396억 원 손실)보다 손실액이 2배 가량 확대됐다.

◇ 쌍용차 상반기 영업손실 769억 원…전년 동기比 2배↑


적자 폭이 확대된 가운데, 소폭이지만 임금이 올라 쌍용차의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장려금 지급을 위해 5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필요하다. 적자인 상황에서 차입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월 말 현재 쌍용차의 부채 비율과 자본잠식률은 각각 271%, 11%이다. 이는 전형적인 부실 기업으로, 재계 1위 삼성전자의 33%보다 8배 이상, 2위 현대차보다 1.8배 이상 높은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전형적인 부실 기업”이라며 “12년 연속 적자를 낸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는 좀비기업(회생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정부,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을 면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 “12년 연속 적자, 전형적인 부실 기업”…부채비율 삼성電 8배


반면, 예 대표이사는 지난달 말 “정기 임원인사 이전에 임원 10~20%를 줄이고, 급여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예 대표이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부분적 조직 개편, 임원의 급여 삭감, 안식년제 시행 등으로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현재 쌍용차 43명의 임원 가운데 4∼8명 정도가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만큼 하반기 생산과 판매 증대는 물론, 품질개선을 통한 고객만족과 경영효율 개선에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가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차를 강화하고 있고, 임금인상 등에 따른 비용 상승 등으로 올해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