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전환사채 일파만파…풋옵션 희망되나

발행주관사 키움증권, 재매각 뒤 100억 안팎 보유
'펙사벡’ 시험중단권고 충격, 모럴해저드 논란

기사입력 : 2019-08-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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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CB(전환사채)가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무용성평가 관련 시험중단 권고충격으로 애물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미래에셋대우
신라젠 CB(전환사채)가 주식시장의 애물단지로 떠올랐다. 일부 기관투자자는 바이오주 반등과 맞물리며 지난 3월 발행한 1100억 원 규모의 신라젠 CB를 인수했다. 이후 공교롭게도 핵심신약인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무용성평가 결과 임상시험중단 권고가 나왔다. 그 충격에 주가가 폭락하며 CB에 대한 부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B 애물단지 전락, 주식전환 사실상 물거품

신라젠 CB에 대한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뜻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3월 키움증권을 발행주관사로 CB를 발행했다. 대상과 금액 규모는 키움증권 1000억 원, 키움아이온코스닥스케일업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 50억 원, 키움투자자산운용 10억 원, 수성자산운용과 삼성증권 20억 원, 수성자산운용과 KB증권 10억원 등 총 1100억원이다.

키움증권이 이 가운데 1000억 원을 인수했다. 운용사,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자에게 900억 원을 셀다운(재매각)했다. 지금은 100억 원의 안팎의 물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는 CB발행사인 신라젠에서 터졌다. 바로 핵심 신약인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무용성평가 관련 시험중단 권고다.

신라젠은 지난 1일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DMC)로부터 간암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의 임상 3상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그 여파로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라젠 주가는 사흘 내리 하한가를 맞은 뒤 추가로 조정을 받으며 주가도 4만4550원에서 1만4000원 대로 폭락했다.

문제는 주가폭락으로 반쪽짜리 CB가 됐다는 것이다. 1주일도 안돼 주가가 1만4000원대까지 폭락하며 CB의 주식전환은 사실상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

CB의 조건을 보면 만기일은 2024년 3월이고, 보통주전환은 내년 3월부터 가능하다. 단 CB의 전환가격 재조정(리픽싱)마지노선은 발행시점 전환가액의 70% 수준으로 못박았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이 7만111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환가액 주가의 최저하단은 4만9077원이다. 앞으로 주가가 4만9077원까지 오르지 않는 한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은 불가능하다.
◇폿옵션 최후의 보루, 2021년 3월 21일 행사 가능

희망을 거는 대목은 설정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이다. 발행 당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은 신라젠에, 풋옵션은 채권자(투자자)에게 부여됐다.

콜옵션의 경우 주체는 신라젠으로 이 CB 가운데 330억원어치에 대해 매수할 권리를 가졌다. 그러나 시험중단 권고충격에 주가가 급락하며 신라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풋옵션은 CB투자자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다. 발행일로부터 2년이 되는 2021년 3월 21일부터 3개월에 해당되는 날에 CB의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만기 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다 풋옵션행사시 만기이자율 수준의 조기상환이자율도 가산돼 약 연6.0%의 수익도 챙길 수 있다. 풋백옵션으로 원금은 물론 이자도 챙길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그렇다고 100% 안심할 수 없다. CB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신라젠이 그 돈을 돌려줄 여력이 있느냐가 변수다. 지금 신라젠의 재무제표로 보면 큰 문제는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라젠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871억 원에 이른다. 당장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당기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도 829억 원을 보유했다.

문제는 2021년 3월 21일까지 이 같은 재무상태가 유지될 수 있느냐다. 신라젠은 펙사벡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로 지난 2016년 468억 원에 이어 2017년 506억 원, 2018년 560억 원 영업적자를 잇따라 내고 있다. 지난 1분에도 156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적자지속’이라는 추세에 변함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금조달의 원동력은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인데, 펙사벡의 임상에서 의미있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 자금조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다른 병용요법임상의 성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0억 원 안팎의 CB에 물린 것으로 알려진 키움증권의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021년 3월 21일 이후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상환해야 한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며,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거의 손실을 입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신라젠의 대주주와 경영진이 코스닥 상장 이후 회사지분을 팔아 현금화한 금액이 2500억 원을 넘어 모럴해저드 논란이 나오는 것도 변수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젠의 문은상 대표 등 특별관계자와 이 회사 임원들이 신라젠의 코스닥 상장(2016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매각한 주식규모는 총 2515억 원(292만765주)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문 대표는 2017년 12월 156만2844주를 주당 8만4000원대에 매각해 1326억 원의 현금을 얻었다. 이어 문 대표의 친인척인 특별관계자 곽병학 씨가 2018년 1월 740억 원어치(72만8000주)를, 문 대표의 친인척인 조경래 씨도 주식과 비상장 전환사채(CB) 매각으로 338억 원을 현금화했다. 또 신현필 전무(88억 원), 민은기 전 전무(14억 원), 노정익 전 감사(7억 원) 등 임원들도 주식 매각으로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을 손에 넣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대주주 지분율 제고 목적으로 인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부과된 100억원대의 세금을 납부하고 개인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 매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최성해 차장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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