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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코레일' 운전대 잡은 손병석 사장, 6개월 안전운행 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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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코레일' 운전대 잡은 손병석 사장, 6개월 안전운행 실력은

취임 이후 3개월간 운행장애 사고만 39건 여전히 '불안불안'
KTX 에어컨 고장 빈발, 이상 보고에 "예비차량 없다" 운행 강행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병석 사장(오른쪽에서 첫번째)이 지난 5월 27일 강원도 아우라지역을 방문해 정선아리랑열차 객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병석 사장(오른쪽에서 첫번째)이 지난 5월 27일 강원도 아우라지역을 방문해 정선아리랑열차 객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병석 사장이 지난 3월 취임식을 KTX 차량기지 현장에서 열며 '안전 최우선' 경영 의지를 천명했음에도 취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코레일의 '안전 운행'이 순탄치 않다.

13일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실이 공개한 코레일의 '2019년 2분기 철도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손사장 취임 이후인 지난 4~6월 3개월간 발생한 2분기 '운행장애' 사고는 모두 39건으로 집계됐다.
운행장애 사고는 차량고장, 내부시스템 장애 등 원인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정차역에 서지 않는 무정차 통과, 엉뚱한 곳에 정차하는 정차위치 어김 같은 사고를 말한다. 열차 탈선, 추돌 등 '열차사고'나 탑승 여객자의 심장마비·자살 등 '여객사상사고'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손 사장의 취임 이후 탈선·추돌 등 열차사고는 없었지만, 운행장애 사고가 39건이나 발생했다는 사실은 지난해 굵직한 철도사고로 사장이 교체되고, '안전 최우선' 경영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차량과 철도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기계적 고장과 동반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노후화는 장비와 시설의 교체나 부품 수리보수의 문제라는 점에서 코레일의 시설구조 개선 시스템의 결여나 미흡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13일 전국철도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경북 포항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의 기장 A씨가 중간정착역인 대전역에서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염이 한창이던 이날 해당 열차를 운전하던 A씨가 운전실의 에어컨 고장으로 실내온도가 40도로 육박해 얼굴과 손발에 마비 증세를 느끼고 코레일 종합관제운영실에 급히 알려 대전역에 정차하는 즉시 병원으로 실려간 것이었다.

다행히 노련한 A씨의 발빠른 판단과 대처로 해당 KTX 열차는 다른 기관사로 대체돼 서울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지만, 자칫 A씨가 미처 감지하지 못한 채 운행하다 갑자기 쓰러졌을 경우 열차의 통제불능 사태에 따른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더욱이 당시 열차에는 360여명의 탑승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KTX는 운전실에서 기관사가 2분 동안 아무런 터치를 안하면 자동으로 서게끔 되어있긴 하지만 시속 300km로 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2분이면 10km 이상 가는 만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노조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해당 열차가 사건 1~2일 전에도 운전실 에어컨 이상이 보고됐지만 예비차량이 없다는 이유로 수리 정비하지 않고 그대로 포항-서울 노선에 다시 투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여수엑스포역을 출발해 서울로 올라가는 KTX 열차의 5개 객차에서 에어컨이 고장나 승객들이 2시간 가까이 찜통 객실에 갇혀 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도노조 측은 "정비가 안된 상태에서는 운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기본 입장"이라고 전하며 "그러나 많은 차량이 노후화돼 있고 예비차량과 정비인력의 부족까지 겹쳐 이같은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20년 안팎의 노후 KTX 차량이 많다 보니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은 뒤 "지난해 12월 KTX 강릉선 탈선사고로 물러난 전임사장 뒤를 이어 손 사장이 취임한 만큼 안전 최우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철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코레일은 철도안전을 말로만 강조하지 말고, 노후 차량을 교체하고 정비인력과 정비시간을 확충하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