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이후 가장 활발하게 '탈 일본'에 나서는 공기업은 발전 분야의 에너지 공기업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인 서부발전이 한전 전력연구원, 두산중공업 등과 함께 추진 중인 발전소 핵심부품 가스터빈의 국산화 작업은 현재 27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개발이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향후 서부발전이 건설 중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동서발전도 지난 9일 박일준 사장이 가스터빈용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기업 터보파워텍을 방문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애로점과 건의사항을 들었다.
터보파워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스터빈용 '브러시 씰' 국산화에 성공하고 '컴프레서 다이어프램' 등 발전설비 국산화를 선도해 온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발전 분야는 일본의 핵심전략물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반도체 등 다른 분야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지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부품은 일본산 의존율이 높다.
특히, 가스터빈 부품 국산화율은 극히 미미하며 일본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국남부발전 역시 발전 기자재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수력설비 국산화 유도와 시험대 제공에 적극 나섰다.
이밖에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열병합발전소 가스터빈 소모품 국산화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직접 규제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캐치올 규제'(포괄적 규제)에 따라 언제든 관련 기자재 수입이 제한, 지연될 수 있다"면서 "이 기회에 일본산 발전기자재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발전 공기업 간에 형성된 공감대"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전 공기업의 '탈 일본' 행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주 국내 모든 발전소의 발전 기자재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발전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자재와 부품 가운데 국내산으로 대체할 수 없는 품목이 약 340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발전 분야의 공기업 '탈 일본'과 성격은 다르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관광공사는 일본산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행 여행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여행업계를 돕기 위한 '국내여행 가기' 마케팅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오는 15일 광복절부터 '힘내자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KTX 요금할인 행사를 벌인다. 오는 9월 10일까지 매일 4인용 승차권 815장을 8만1500원에 판매한다. 할인율은 최대 66%에 이른다.
더불어 매일 열차이용객 815명을 추첨해 KTX 50% 할인쿠폰도 제공하고, 철도와 지역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팔도레일패스',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한 '역사레일로(路)' 등 기차여행 패키지 상품도 새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주 문화체육부와 공동으로 '광복절 역사여행 10선'을 선정해 이달 말까지 풍성한 이벤트를 펼친다.
이 10선 추천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선택이유를 블로그에 남기면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지급하고, 1박2일 여행계획서와 여행후기를 제출하면 100팀을 선정해 여행비도 지원한다.
또한 여행스타트업 '프립'과 함께 금요일에 연차를 쓰고 국내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에게 최대 70%의 경비를 지원하는 '알차게 여행각'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밖에 강원랜드는 지난달 말 해외여행을 취소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이원리조트 호텔과 콘도 815실의 숙박권을 약 80% 할인해 주는 행사를 벌였다.
지방공기업인 경기관광공사와 부산관광공사도 경기도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 부산 대표 여성독립운동가 박차정 의사 생가 등 우리고장 항일유적지를 탐방하는 여행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김포공항 등 지방공항의 일본노선 여객감소를 겪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12일 '항공분야 위기대응 비상대책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항공사, 여행사 등과 협력해 중화권·동남아 등 대체노선 개발과 국내외 여객유치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 공기업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 대상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각 지점장에 전결권을 부여해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힘쏟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