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 아이폰용 소프트웨어(SW)에서 배터리 잠금기능을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이른바 ‘애플 비공인 수리점’을 통한 아이폰 배터리 교환 수리를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아이폰 배터리 잠금장치는 최신 iOS12.4나 아이폰13 베타 중 하나를 실행하는 아이폰 XR(텐아르), 아이폰XS(텐에스), 아이폰XS 맥스를 포함한 최신 아이폰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SW를 통해 애플 비공인 수리점서 아이폰 배터리를 교체하려는 사람들의 배터리 상태 진단을 원천봉쇄했다. 자연히 수많은 비공인 수리점에서는 배터리 진단을 하지 못하게 돼 배터리를 애플 공인 수리점에서 수리할 수 밖에 없다.
애플 아이폰 배터리 교체 수리에는 어느 곳에서든 50~70달러(약 6만~8만5000원) 비용이 소요된다.
외신들은 애플의 이같은 조치가 고객들로 하여금 소비자 제품 수리권을 주장(요구)하도록 만들면서 애플에 대한 거센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최신 iOS에 내장된 배터리 관련 SW 활성화로 애플 비공인 업체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진단기능이 무력화되면서 단말기 화면(디스플레이)에는 아이폰 배터리 상태와 배터리 교체 필요성을 자세히 설명하는 페이지대신 ‘서비스(Service)’라는 메시지만 뜬다.
아이픽스잇은 이에 대해 애플의 ‘서비스(Service)’표시는 마치 포드자동차 운전자가 직접 오일을 교환하더라도 포드 딜러만 재설정(리셋)할 수 있는 ‘오일 체크’(Check Oil)’ 표시등이 뜨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아이픽스잇은 이 SW가 애플 비공인 아이폰 수리 업체(써드파티)들을 효과적으로 마비시켜 고객들로 하여금 오직 애플을 통해서 비용이 더 드는 비싼 자사의 단말기로 수리하거나 리펍받도록 강요한다고 말한다.
애플 자체 지침에 따르면, 휴대폰 보증기간이 지난 고객들은 배터리 교체에 50~70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그리고 애플 케어를 가진 사람들은 이미 자신들의 아이폰을 애플 보험으로 충당하기 위해 10~15달러(약 를 지불하고 있다.
애플은 이 배터리 프로그램에 대해 “이는 버그가 아니라 애플이 원하는 기능”이라며 “애플 지니어스나 애플 공인 서비스 제공자가 아이폰 배터리를 인증하지 않는 한 이 단말기는 결코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지 않을 것이며 항상 모호하고 불길한 문제를 보고할 것이다”라고 자사 블로그에 쓰고 있다.
애플은 또한 배터리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타사 앱을 차단해 사이클 수와 같은 가장 중요한 수치에 접근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소모된 것으로 간주되기까지 일정한 횟수의 충전 사이클을 갖는다.
애플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수년간 아이폰을 수리하는 애플 비공인 수리업체들의 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된 애플사의 여러 방안 중 하나다.
애플이 아이폰 기능 공백을 만든 비슷한 사례는 지난 2016년에도 발생했다. 터치ID 홈버튼을 교체할 때도 ‘Error53’이라는 알 수 없는 문자가 표시되는 현상을 보이면서 처음 발생했다 .
이같은 애플의 엄격한 아이폰 수리 관련 정책은 사용자의 ‘(사용자)수리권’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게 만들었다. 즉, 사용자가 스스로, 또는 자신이 선택한 서비스업체를 통해 아이폰을 합법적으로 수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애플의 배터리 관련 소동은 지난 2017년에도 있었다. iOS11.2로 업데이트 한 아이폰 속도가 느려진다는 소비자 보고가 잇따르자 애플은 결국 배터리 성능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진 아이폰의 프로세서가 최대 성능을 내지 못하도록 속도를 조정하는 이른바 ‘쓰로틀링(Throttling)’기능을 한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배터리 기능이 저하된 아이폰에서도 배터리를 오래쓸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프로세서 성능을 희생했다는 의미였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