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카드, 할부리스 취급액 52.5% 급감…"공격보다 수비" 출혈경쟁 자제

공유
1

삼성카드, 할부리스 취급액 52.5% 급감…"공격보다 수비" 출혈경쟁 자제

삼성카드가 내실경영에 주력하며 할부리스취급액도 감소하고 있다. 표=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카드가 내실경영에 주력하며 할부리스취급액도 감소하고 있다. 표=글로벌이코노믹

업계에서도 일찌감치 자체 상품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했던 삼성카드의 자동차금융부문 실적이 크게 줄어 덩치를 키우고 있는 타사들과 비교되고 있다.

카드업계 불황으로 자동차금융에서 출혈 경쟁하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디지털을 접목해 카드사업 본연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라지만, 카드사들이 너도나도 자동차금융 등과 같은 새 활로를 찾는 상황이라 향후 이같은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할부리스사업 부문의 취급액은 45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03억원에 비해 52.5% 급감했다. 여기에는 각종 렌털 사업 실적 등이 포함되지만 대부분은 자동차 금융실적이다.

이는 신한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경쟁사들이 자동자 금융 실적을 크게 늘린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특히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자동차 금융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약 26% 늘어나면서 관련 부문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삼성카드의 할부리스사업 취급액이 비단 올해만이 아니라 이미 지난해부터 꺾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삼성카드는 2015년부터 할부리스사업 취급액이 서서히 늘더니 2017년에는 1조9794억 원을 기록하며 2조 원 수준까지 육박했다가 지난해에는 1년새 17.5%나 줄어든 1조6332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업계에서도 일찌감치 자체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내놓으면서 발빠르게 자동차금융 시장을 공략한 회사 중 하나다.

지난 2014년 말 자동차사들과 카드사들간의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갈등이 촉발된 이듬해부터 공격적으로 자체 자동차금융 상품을 통해 할부리스사업 부문 취급액을 늘려왔다.

2000년대 초반에 삼성카드가 삼성캐피탈사를 흡수합병하면서 갖게 된 할부금융 라이센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당 사업부문의 취급액이 크게 줄고 올들어서는 지난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자동차금융시장 경쟁의 심화로 '공격'보다 '수비'로 노선을 선회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이 흔들리면서 똑같이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결과가 나오도록 내실 경영에 힘쓰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캐시백 혜택, 저금리 적용 등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자동차금융의 덩치만 키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라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자동차금융 시장은 저효율의 무수익 시장이라 과도한 마케팅 비용 출혈 경쟁을 하지 않으면서 할부리스 취급액이 줄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카드상품과 효율적인 마케팅을 해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ARS, 챗봇등 디지털 기술 활용해 고객편의성을 높이는 등 출혈 마케팅이 아닌 디지털과 빅데이터 역량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선택 받겠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과 접목으로 카드사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국내 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시장인데다 경쟁사들이 카드사 뿐 아니라 토스 등 핀테크업체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카드는 최근 개인 고객의 카드 이용 빈도가 줄어들어 이를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있다.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개인 신용판매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증가하며 우상향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나, 정작 개인 회원들의 1인당 카드 이용 금액은 올 2분기 8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6000원보다 소폭 줄었다. 전체 이용 금액은 늘었어도 고객 개인당 이용 금액을 줄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전체 개인 회원수는 2분기 1022만 명으로 이 가운데 실제로 카드를 이용한 고객수는 862만 명이다. 전체의 84.3%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 85.5%보다 1.2%포인트 줄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