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신라젠의 꿈"…'펙사벡' 재기는 가능할까?

신라젠, 추가 약물투여가 임상에 영향준 것으로 추정관련 업계서는 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기사입력 : 2019-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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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이 개발 중인 항암제 '펙사벡'의 임상시험이 조기 종료되면서 시장에서 펙사벡이 재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펙사벡은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식의 항암제다. 신라젠은 최근 미국 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이하 DMC)로부터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결과를 받고 간암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PHOCUS)을 조기 종료했다.

이후 신라젠은 임상시험 실패 원인을 분석해 공개했다. 신라젠은 임상 참여자의 상당수가 펙사벡 외 다른 약물을 투여하는 '구제요법'을 처방받았고 이 과정이 임상시험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신라젠은 미국 임상수탁기관이 보낸 1차 데이터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393명의 임상시험 참여 환자 중 총 203명이 모집된 실험군(펙사벡+넥사바) 가운데 63명(31%)이 구제요법으로 다른 약물을 추가 투여받았고, 190명이 모집된 대조군(넥사바)에서는 76명(40%)이 다른 약을 처방받았다.

권혁찬 신라젠 임상총괄 전무는 "다른 약을 추가 투여한 구제요법이 시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펙사벡의 약효 문제가 아닐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펙사벡의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은 것은 물론 펙사벡의 다른 임상시험 추진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먼저 신라젠은 이번 사태로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었다. 임상시험 중단 발표 후 4일 연속 주가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가 주식 매입을 통해 주가를 진정시키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게다가 문은상 대표가 지난해까지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점 등으로 도덕성 논란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신라젠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7일 이언주 의원(무소속)이 신라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점이 악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비롯한 회사를 둘러싼 잡음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신라젠이 임상시험을 전개한 행보도 믿음을 주지 못한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2상 임상시험이 끝난 후 3상 임상시험을 준비했다. 당시 2a상에서는 펙사벡을 고용량 투약한 환자가 저용량 투약 환자보다 전체 생존기간이 늘어났고 암이 사라진 '완전 관해' 상태에 이른 환자도 생겼다.

그러나 간암 치료제 넥사바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129명을 대상으로 한 2b상에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라젠은 넥사바 후 펙사벡을 처방하는 병용요법과 넥사바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3상 임상시험을 디자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펙사벡을 먼저 쓰거나 단독으로 쓰면 환자의 치료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또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환자 모집도 쉽지 않았다. 이 임상시험은 간암 크기는 작지만 말기 상태이면서 간 기능은 좋은 환자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환자 모집 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신라젠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사실 역시 뒤늦게 알려지면서 현재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펙사벡의 임상시험 실패가 예견된 일이었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상시험 과정을 알고 있던 의사들은 임상시험 참여 기준이 까다로운 점, 학술대회에서 신라젠의 발표가 적었던 사실 등으로 펙사벡의 임상시험이 순조롭지 않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라젠이 현재 추진 중인 펙사벡의 다른 임상시험은 모두 1~2상이다. 글로벌 임상시험인 만큼 활발한 투자가 지속돼야 하고 신약 출시를 위해 3상 임상시험까지 마쳐야 하지만 신라젠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힌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이 이번 임상시험 외에도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현재는 임상시험 추진보다 사회적인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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