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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섬코 회장 "對韓 수출규제 악영향 불가피…긍정적인 것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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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섬코 회장 "對韓 수출규제 악영향 불가피…긍정적인 것 하나도 없다"

한일기업 상호 의존도 높아 한국기업 피해발생 땐 일본기업에 부메랑

일본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포모사 섬코.
일본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포모사 섬코.
반도체 필수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포모사 섬코의 하시모토 마사유키 회장은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장기화하면 자사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시모토 회장은 6일결산 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공정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취한 대한(對韓) 수출 규제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 마찰과 함께 긍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시모토 회장은 "(한국 반도체제조업체들이) 불화수소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화수소가 없으면 반도체 업계 전체가 멈춰 버리고 그렇게 되면 웨이퍼도 공급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당분간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일본 무역당국이 한국에 대한 품목별 수출여부 심사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 3개품목의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쓰는 불화수소 가운데 일본산이 44%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또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 대상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이 3개에서 857개로 늘어나게 됐고 이 가운데 웨이퍼도 포함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수입하는 웨이퍼 가운데 일본산은 50%에 이른다.
웨이퍼는 반도체 전 공정에 쓰이는 기본소재다. 만일 웨이퍼 공급이 차질을 빚는다면, 이는 곧바로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섬코는 전세계 웨이퍼시장에서 2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신에츠(2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지난달 4일부터 수출규제 강화가 시행된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질적인 피해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 업계에서도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달 29일 '한일충돌, 흔들리는 반도체 연합'이라는 기사에서 2008년 일본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액 중 한국의 비중은 20%에 미치지 못했으나 2017년엔 약 40%를 차지했다며 양국 갈등의 확대와 장기화는 이런 상호의존적인 한일경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일 기업 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 한국 기업에 피해나 비용이 발생하면 일본 수출기업이나 소니와 파나소닉 등 한국 반도체를 사용해야 하는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 제조장비 및 소재 국산화 움직임이 시작됐고, 불화수소의 원료인 형석의 경우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를 점유하고 있어 한일 갈등의 어부지리를 얻은 중국이 지배력 확장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