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칼럼] ‘낭+패’와 ‘낭↔패’

기사입력 : 2019-07-2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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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狼)’이라는 동물이 있다. 이리와 비슷한 동물이다. 그러나 진짜 이리는 아니다. 전설에 나오는 가상의 동물이다.

‘낭’은 태어나면서부터 불구였다. 뒷다리 2개가 거의 없었다. 다리의 흔적만 겨우 보일 정도로 아주 짧게 태어났다. 그 바람에 혼자서는 걸어 다닐 수 없었다.

‘패(狽)’라는 동물도 있다. 이리처럼 생겼지만 진짜 이리는 아니다. ‘낭’처럼 전설에 나오는 가상의 동물이다.

‘패’도 태어나면서부터 불구였다. ‘패’는 앞다리 2개가 거의 없었다. 다리의 흔적만 보일 정도로 아주 짧게 태어난 것이다. ‘패’ 역시 혼자서는 걸어 다닐 재간이 없었다.

그래도, 궁하면 통할 수 있다고 했다. ‘낭’과 ‘패’는 어느 날 서로 합치게 되었다. 거의 없을 정도로 짧은 ‘패’의 앞다리를 ‘낭’의 등에 걸친 것이다.

그랬더니 ‘낭’은 앞다리로 ‘패’를 이끌고, ‘패’는 뒷다리로 지탱할 수 있게 되었다. ‘낭’의 앞다리 2개와 ‘패’의 뒷다리 2개가 모여서 ‘네다리 기능’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낭’과 ‘패’는 어렵지 않게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후부터 ‘낭’과 ‘패’는 항상 붙어서 다녔다. ‘낭’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패’도 있었다. 둘은 사이좋게 협력하면서 살았다.

‘낭+패’의 좋은 점은 또 있었다. ‘낭’과 ‘패’는 성격이 대조적이었다. ‘낭’은 용감하기는 했지만 지혜가 좀 모자랐다. 반면 ‘패’는 용기가 없는 대신 지혜만큼은 뛰어났다.

둘이 함께 먹이를 구하러 나가면 용감한 ‘낭’은 머리 좋은 ‘패’의 아이디어를 받아서 움직였다. 덕분에 사냥감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낭’도 그것을 알고 자발적으로 ‘패’를 등에 태우고 다녔다.

이렇게 사이가 좋았던 ‘낭’과 ‘패’가 어쩌다가 먹이 하나를 놓고 다투다가 토라져서 헤어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낭’ 따로, ‘패’ 따로 다닐 수밖에 없다.

‘낭↔패’가 되면, 다리가 절반씩밖에 없기 때문에 둘 다 기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어설프게 걸으려다가 자빠지거나, 아니면 깡충거리며 힘겹게 돌아다녀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다. 용기와 지혜를 보완할 수도 없게 된다. 그러다가 먹이를 얻지 못해서 굶어죽을 수도 있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데, 용기와 지혜도 발휘하지 못한다면 글자 그대로 ‘낭패’를 당할 게 뻔하다.

지금 정치판이 ‘낭패’다. 아무리 정치판의 ‘주특기’가 싸움질이라고는 하지만, 한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할 때는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같은 때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나서 공동발표문을 내고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고 선언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여당은 야당을 향해 ‘신(新)친일’, ‘백태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야당은 여당을 향해 ‘편 가르기’, ‘치졸한 일본 팔이’라고 삿대질을 하고 있다.

그런 정치판을 바라보는 국민은 착잡하다. 국민 역시 ‘낭패감’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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