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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금융거래 중단 위기...사형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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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금융거래 중단 위기...사형선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상하이푸동개발은행(SPD BANK) 등 중국 대형 은행을 겨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로고. 사진=상하이푸동개발은행 홈페이지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로고. 사진=상하이푸동개발은행 홈페이지

SPD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인가로 1992년 8월28일 설립됐으며 1993년 1월 영업을 시작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의 자본은 283억5200만 위안, 자산은 6조2900억 위안이며 중국 국내외에 41개 지점, 1700여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직원은 5만여 명이다.

미국의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러시(FP)는 21일(현지시각) 미중무역전쟁에서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술 기업과 미국 대두농가의 곤경이 언론 1면을 장식했지만 최근 미국 법원의 판결은 더 광범위한 새로운 전선 즉 은행과 그들에 의존하는 수천개의 기업체에 대한 전선을 열 수 있다고 진단했다.

FP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3월 상하이푸동개발은행(SPD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 3곳에 애국법에 따른 소환에 응하라고 명령하고 관련 자료를 미국 당국에 넘겼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소환에 응하지 않았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15일 법정모독죄를 적용했다.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법원이 은행들에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이들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법원이 법정모독죄를 적용하면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가 SPD은행이 다른 은행에 개설한 대리계좌(correspondent accounts)를 폐쇄할 권한을 부여한다. SPD은행은 미국에 지점이 없지만 달러 거래를 위한 계좌를 갖고 있다. 미국 재무부나 법무부가 이 계좌들을 모두 차단하면 SPD은행은 미국에서 달러 거래를 할 수 없어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제재는 미국 달러가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금융 '사형선고'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는 미국이 금융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는 첫 번째 사례는 아니다.미국은 이미 경제제재의 하나로 이란을 국제은행간 통신협정(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SWIFT)에서 차단시켰다. SWIFT는 대부분의 국제 금전 증권 이전을 처리하는 은행간 통신체제로 매일 1만 개의 회원 기관이 2400만 개의 메시지를 전송한다.
FP는 이번 판결의 여파는 단순히 단순히 SPD은행이나 금융부문에만 제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도널드 프럼프 행정부에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의 이익을 위해 법집행기관, 규제기관과 외교 수단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신무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FP는 특히 미국 재무부는 외국 은행들의 대리계좌를 폐쇄하거나 제재 대상 기업과 비즈니스를 하는 은행에 세컨더리 제재를 가할 수 있으며, 대북 제재를 촉진하기 위해 2005년 방코델타은행, 2007년 단둥은행에 했듯이 애국법 311조에 따라 특정 외국은행을 '주요 자금 세탁 우려 대상( 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대외교역의 최대 9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미국 재무부의 정규 제재는 중국 기업들을 난관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FP는 내다봤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4일 미국이 대북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중국 대형은행에 자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P는 당시 세 은행을 SPD은행과 중국교통은행, 중국초상은행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을 위해 1억달러(약 1154억원) 이상의 자금세탁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홍콩의 유령회사와 협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

WP는 세 곳 중 한 곳은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차단당할 위기에 놓였다며 이 은행을 SPD뱅크로 추정하며 "SPD은행은 중국 9위 은행으로 자산규모가 약 9000억달러(약 1040조원)에 달해 골드만삭스와 견줄만한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대형은행이 미국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차단되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WP는 "미국 대형은행보다도 규모가 큰 중국 은행들의 금융거래가 제한되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이 중국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중국 은행이 알면서도 북한의 제재 위반에 가담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최근 미국 법원의 판결은 이런 툴(제재)를 사용할 수 있는 더 직접적이고 편리하한 길을 열어주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폭과 범위, 잠재 빈도를 늘린다고 평가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