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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미국"F-35 터키 판매 중단" vs 러 "터키, 수호이-35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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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미국"F-35 터키 판매 중단" vs 러 "터키, 수호이-35 사라"

미국 정부가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을 도입한 터키에 F-35 전투기를 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터키는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가 터키에 수호이 35를 사라고 제안해 터키의 대응이 주목된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장에서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백악관이미지 확대보기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장에서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백악관

미국 백악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방공 시스템을 구매하기로 한 결정으로 터키는 F-35 계획에 더 이상 관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성명은 F-35의 선진 역량을 파악하는 데 쓰일 수 있는 러시아의 정보수집 체제와 F-35가 공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과 나토가 운용하는 F-35를 절충해서 사용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정보 등 나토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F-35 스텔스 전투기이미지 확대보기
F-35 스텔스 전투기

백악관은 터키는 신뢰할 만한 오랜 동맹국이자 지난 65년간 나토 동맹국이었다면서 S-400을 받아들임으로써 러시아 시스템을 배제한다는 나토 동맹국들과 한 약속을 약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결정에 다른 F-35 참여국들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터키가 도입하는 것과 같은 S-400 미사일 발사차량.사진=러시아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터키가 도입하는 것과 같은 S-400 미사일 발사차량.사진=러시아 국방부

미국의 결정으로 터키는 첨단 전투기 도입이 막힐 뿐 아니라 상당한 경제 손실을 입게 됐다. 미국은 터키에서 만드는 F-35 부품 900여 개도 미국 등 다른 공장에서 대신 생산한다. 터키는 F-35 관련 사업 중단으로 90억 달러 이상의 경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자국 내 미국산 최신예 전투기인 F-35 생산설비를 갖추는 데 약 14억 달러를 투자했다.

터키 외교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일방적 조처는 동맹의 정신에 맞지 않고, 정당한 근거에 따른 것도 아니라고 반발했다. S-400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F-35의 정보를 유출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터키 측은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의 중요한 동맹인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미국은 터키와의 우호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하려는 터키의 계획은 터키의 S-400 미사일 도입이라는 암초에 걸려 사실상 무산됐다. 미국은 터키에 인도할 F-35 1호기를 지난해 6월 출고하는 등 지금까지 4대를 생산했지만 미국영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러시아 포옹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터키는 지난 12일 S-400 첫 인도분을 들여온 데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내년 4월월까지 S-400 배치를 완료할 것이고 러시아와 공동생산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친러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터키에 판매를 제안한 수호이 35 전투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터키에 판매를 제안한 수호이 35 전투기.

터키가 S-400 도입을 번복하면 다시 F-35 생산 프로그램에 합류할 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제 관심은 터키의 러시아제 전투기 도입에 쏠리고 있다. 러시아가 터키에 수호이 35 전투기 구매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방산업체 로스텍의 세르게이 체메조프(Sergei Chemezov) 최고경영자(CEO) 는 18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러시아는 최첨단 전투기 일부를 판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체메조프 CEO가 판매를 제안한 전투기는 수호이 27을 개량한 전투기인 수호이 35다. 수호이 35는 다목적 대형 전투기로 수호이 57과 같은 스텔스 전투기는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거의 수출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전투기로 소문 나 있다. 강력한 엔진 덕분에 뛰어난 기동력을 자랑한다.
2016년 초시라아 내전에서 전투임무에 처음으로 투입됐다.

길이 21.9m, 동체 포함 날개 너비 15.3m, 높이 5.9m의 큰 덩치를 자랑한다. 자체 중량 17.2t, 내부 연료 50% 상태의 총중량은 25.3t, 무기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이륙중량은 34.5 t이다. 연료는 최대 11.5t을 싣는다. 최고 속도는 마하 2.2(시속 2400km), 항속거리는 3600km, 작전반경은 1600km다.

무장은 30mm 기관포 1문과 양 날개 끝과 동체 하부 등 12곳의 무기 장착대에 공대공, 공대지 미사일 등 최대 8t의 무기를 탑재한다.

터키와 러시아의 밀착을 감안하면 터키가 러시아제 전투기를 살 가능성을 충분해 보인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