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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공항공사의 '원교근공' 전략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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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공항공사의 '원교근공' 전략 결실

한국공항공사 남미, 인천공항공사 중동서 잇따라 수주 낭보
'허브' 자리 놓고 일본·중국과 경쟁...남미, 중동, 유럽 등과 전략적 협력 강화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 전경.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 전경. 사진=김철훈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 국내 양대 공항공사가 해외사업 수주에서 잇따라 성과를 거두고 있다. 멀리 떨어진 나라와 동맹을 맺고 가까운 이웃 나라를 치르는 '원교근공( ) 전략이 결실을 맺는 형국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 공항공사는 지정학 요소가 중요한 공항의 특수성을 반영해 '원교근공'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10월께 에콰도르 정부와 5억8000만 달러(약 6800억 원) 규모의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타공항은 세계적 생태계 보고인 갈라파고스섬과 인접한 공항으로 계약이 체결되면 한국공항공사가 2021년부터 2050년까지 30년간 만타공항을 총괄 운영한다.

한국공항공사는 그동안 남미지역 공항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지리상으로 한국과 직접 경쟁하는 공항이 아닐 뿐 아니라 이 지역 공항의 90% 이상이 중소 규모 공항으로서 운영권 사업 등 민간투자유치가 활발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달 도화엔지니어링, 건원엔지니어링, 한미글로벌과 컨소시엄을 이뤄 페루 친체로 공항 건설 총괄관리(PMO) 사업을 따냈다.

페루 쿠스코에 있는 친체로 공항은 유적지 마추픽추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 공항으로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간 페루 정부를 대신해 친체로 공항 건설부터 시공, 감리, 시운전까지 공항 건설 전반을 총괄한다.

이 사업은 4000m급 활주로 1본과 연인원 450만~570만 명을 수용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국이 해외 공항건설에서 PMO 사업을 수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공항공사는 파라과이에서도 항공전문인력 양성사업을 벌이고 있어 향후 이 나라에서의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공항공사는 우즈베키스탄, 터키, 필리핀, 수단 등에 자체개발한 항행안전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터키 항행안전시장 점유율은 45%로 터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포국제공항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김포국제공항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중동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억2800만 달러(약1400억 원) 규모의 쿠웨이트국제공항 제4 여객터미널 위탁운영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 중에 발주 예정인 제2 여객터미널 위탁운영사업 수주도 노리고 있다. 지난 5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쿠웨이트를 방문해 인천공항공사의 제2여객터미널 수주에 힘을 실어줬다.

인천공항공사는 또 150억 달러(약 17조5000억 원) 규모의 필리핀 마닐라 신공항 운영권 사업 수주를 위해 사업 우선제안자 지위를 갖고 있는 필리핀 산미구엘과 최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는 지난 2월 창립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아직 해외진출은 초기단계이고 공기업으로서 국내 법적제약도 많아 공항운영권 수주를 넘어 설계, 시공, 지분투자 등까지 사업을 확대하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동아시아 허브공항 자리를 놓고 일본, 중국 등 공항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동, 남미, 유럽, 동남아 등 상대적으로 먼 지역의 공항들과 전략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하나씩 사업을 수주해 가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면서 "앞으로 두 공항공사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