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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중국, 러시아 쇄빙선 도움으로 핵 항모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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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중국, 러시아 쇄빙선 도움으로 핵 항모 만드나?

러시아 핵추진 쇄빙선 프로젝트 참여해 기술 획득 추진

자체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라는 중국의 군사굴기 실현이 한층 더 가까워진 모습이다. 항모 원자로 기술을 가진 러시아가 핵추진 쇄빙선 건조 프로젝트에 중국을 초대한 탓이다.

중국 최초의 항모이자 재래식 항모인 랴오닝함.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초의 항모이자 재래식 항모인 랴오닝함.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1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프랑스가 핵추진 잠수함의 원자로를 항공모함에 적용하면서 범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러시아와 합작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세 번째 핵추진 쇄빙선 우랄호를 진수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쇄빙선이다. 우랄호에 탑재된 고효율 RITM-200 원자로 2기는 최대 350메가와트의 출력을 낸다. 이 선박은 길이 173m로 두께 3m의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오는 2022년 러시아 국영 원자력 에너지 회사 로사톰에 인도된다. 러시아는 우랄 호 외에 아르크티카(Arktika.아크틱)와 시비르(Sibir.시베리아)를 건조할 예정으로 있다.

중국 국영 핵공업총공사(China National Nuclear Corporation)는 이미 지난해 7월 러시아로부터 이들 핵추진 쇄빙선 사업 참여를 요청받았다. 러시아는 오는 2035년 북한 선단에서만 쇄빙선을 최소 13척 운영하고 이 가운데 9척을 핵추진 쇄빙선으로 도입할 계획으로 있다.

러시아가 지난 5월 진수한 핵추진 쇄빙선 '우랄'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지난 5월 진수한 핵추진 쇄빙선 '우랄'호.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건조할 쇄빙선은 길이 152m, 너비 30m, 배수량 3만t의 거대한 선박이다. 옛 소련은 1950년대에 항공모함 추진력을 얻기 위해 쇄빙선을 원자로 개발 플랫폼으로 삼았다. 러시아는 최초 핵추진 항모 율리야노프스크(Ulyanovsk) 건조를 시작했을 당시인 1988년 이미 핵추진 쇄빙선을 이미 다섯 척 건조했다. 물론 이 항모는 진수 4년을 앞둔 1991년 옛 소련의 붕괴와 함께 완공되지 못했다.

중국이 핵추진 항모 개발과 관련해 러시아의 쇄빙선을 주목하는 것은 프랑스의 실패 사례 때문이다. 프랑스는 잠수함용 가압수로 원자로 2기를 항모 샤를 드골에 설치했지만 최고 속도가 28노트밖에 나오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느린 핵항모라는 오명을 둘러썼다.

중국 베이징의 군사전문가인 저우천밍(Zhou Chenming)은 SCMP에 "프랑스 샤를 드골함의 사례를 보고 중국은 잠수함의 원자로를 항모에 이식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핵추진 잠수함을 갖고 있지만 추력이 약해 항모에 적합하지 않다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은 디젤 추진 항공모함 랴오닝함에 이어 자체 항모 2번함과 3번함을 건조해 해상 시험중이거나 개발 중이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해상에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면 J-15전투기를 수용할 수 있는 함정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추력, 그것도 아주 많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군사 전문가 리제(Li Jie)는 SCMP에 "중국은 J-15를 사출할 수 있는 더 강력한, 핵추진 항모가 진짜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모에서 함재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항모의 속도가 최소 30노트는 돼야 하는데 샤를 드골함은 최고 속도가 27노트에 불과하다. 저는 "샤를 드골함의 전투력은 저속 탓에 크게 감소됐다"면서 "이는 프랑스에 뼈아픈 교훈이 됐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러시아 쇄빙선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쇄빙선은 두꺼운 얼음층을 부수고 나아가야 하는 만큼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원자로가 낼 수 있다. 문제는 러시아는 강력한 힘을 내는 원자로를 쇄빙선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 기술은 가졌지만 돈이 없고 중국은 돈은 있지만 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둘이 합치면 언젠가 핵추진 항모를 진수하는 날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SCMP는 결론지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