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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상사, ‘떠오르는 시장’ 인도에서 경영 회생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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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상사, ‘떠오르는 시장’ 인도에서 경영 회생 해법 찾는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이미지.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제철 당진공장 이미지.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국내 철강업체와 종합무역상사가 인구 14억 거대시장 인도 공략에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경제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인데다 철강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자 국내 철강업체들이 인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정부는 2016년부터 철강업체의 조강 생산능력을 감축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철강사 10곳 가운데 5곳이 중국 업체이고 최근 과잉공급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철강협회(WSA)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18년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인도는 조강 생산량이 2017년 1억145만t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억646만t을 기록해 전년대비 4.9% 증가했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철강국이 됐지만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부문에 필요한 고급 철강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고급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인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없어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올해 5월 인도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인도국민당(BJP)이 인도 조강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3억t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점도 인도 철강부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종합상사는 인도내 합작법인을 설립해 철강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1997년 합작법인 '포스현대'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 첸나이에 있는 포스현대 공장에 500만 달러(약 58억 원)를 투자해 철강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10만t에서 25만t으로 끌어올렸다.
포스현대 관계자는 "포스현대는 현대종합상사의 폭넓은 해외영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일본, 인도 등 여러 철강 업체들로부터 코일을 공급 받을 수 있어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도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또 인도법인 포스코마하라슈트라를 별도로 운영해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현지 생산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제공하고 있으며 생산규모는 연간 180만t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4년 문을 연 포스코마하라슈트라는 매출액이 2017년 1조3818억 원, 2018년 1조6114억 원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세"라며 "특히 창업 첫 해인 2014년 매출 규모가 3762억 원인점을 감안하면 불과 5년만에 4배 가량 늘어난 셈"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제철도 인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 첸나이에 있는 기아·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사용되는 자동차 강판의 약 75%는 현대제철이 공급하고 있는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인도 현대·기아자동차공장에 공급하는 강판은 국내 제철소에서 수출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인도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아난타푸르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지난 3월 건립했다. SSC에서 공급하는 강판은 자동차 30만대에 사용되는 규모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종합상사가 인도에서 운영하는 공장은 고로(용광로) 설비가 없고 대부분 가공업무 위주로 운영된다. 인도정부는 지난 2월부터 현대제철과 포스코에 고로가 포함된 일관제철소 설립 제안을 꾸준히 해왔지만 국내 철강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가 포함된 일관제철소 건설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철강사가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철강사와 종합상사가 인도시장 진출을 충분하게 검토하고 협업해야 시장 진출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