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재계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회사 명운이 걸린 초비상 위기에 이 부회장은 비상경영 최선봉에 나서는 리더십을 통해 위기 탈출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황급히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심각한 위기 신호가 감지되자 직접 일본 경제인들과 만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일본으로 향하는 이 부회장 손에는 편도 티켓만 쥐어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물을 얻기 전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 12일 밤 귀국한 이 부회장은 5박6일간 출장에서 일본 현지 경제계 관계자들을 만나 삼성 입장을 전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일본 출장에서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른 3개 핵심 소재의 '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해 오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3대 핵심 소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을 뜻한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돼 대내외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에는 관계 부서 사장단 회의를 연달아 개최하며 비상대책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부회장, 2015년 경영무대 데뷔후 위기 해결하는 '구원투수' 등판
그는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중저가폰 공세로 삼성전자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등이 판매부진을 겪자 베트남으로 직접 날아가 현지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공장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죽어가던 갤럭시 시리즈를 되살렸다.
특히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이 부회장이 보여줬던 모습은 아직까지도 리더십의 바른 모습으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삼성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하며 병원 측 책임을 회피해 국민감정이 들끓어 오르자 이 부회장은 주변 만류를 무릅쓰고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며 카메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가 직접 전면에 나서며 메르스 사태 해결의 진정성을 보이자 들끓던 여론은 잠잠해졌고 삼성병원은 국가 최고 의료기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행보는 ‘오너 경영체제’의 장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 동요를 막고 신속하고 체계적인 처방을 내리는 오너 리더십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