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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디자인 경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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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디자인 경영 ‘가속’

현대디자인 이노베이션실장으로 서주호 상무 영입…獨美中에 정통
벤틀리 출신 동커볼케부사장·이상엽전무도 합류…신형 쏘나타 인기
기아차 사장 당시 피터 슈라이어 사장 데려와…디자인 경영 큰 성공

“눈에 확 띠면서도 개성 넘치고, 세련된 디자인 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28세의 남성 운전자 박 모 씨.>

“디자인이죠.” <충북 청주에 사는 32세의 여성 운전자 회사원 성 모 씨>
“가족을 위한 차라 가성비도 가성비지만, 일단 디자인이 예뻐야죠.” <성남에 거주하는 55세의 여성 운전자 프리랜서 홍 모 씨>

최근 들어 자동차의 디자인이 차량 구매의 첫번째 조건으로 부상하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빨라 지고 있다. 현대차 라인업의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들어 자동차의 디자인이 차량 구매의 첫번째 조건으로 부상하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빨라 지고 있다. 현대차 라인업의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최근 들어 자동차의 디자인이 차량 구매의 첫번째 조건으로 부상하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의 행보가 빨라 지고 있다. 현대차 라인업의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우선 현대디자인 이노베이션실장으로 서주호 씨를 상무로 최근 영입했다.

서 상무는 독일 BMW와 미국 제너널모터스(GM), 중국 NIO 등엑에서 근무해 현대차의 전략 지역 디자인 트렌드에 정통하다. 그는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와 쿠페형 X6, 인기 세단 3시리즈와 8시리즈 등을 디자인했다.

아울러 서 상무는 상하이디자인 스튜디오를 총괄하면서 고성능 전기차(EP9)와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SUV ES8과 ES6 등도 디자인 했다. 서 상무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의 창립에도 참여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서 상무를 영입한 이유이다. 현재 정 수석부회장이 미래 동력으로 전기차와 수소전지차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이던 2000년대 중반 영입한 (왼쪽부터)슈라이어 사장과 최근 현대디자인 이노베이션실장으로 온 서주호 상무.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이던 2000년대 중반 영입한 (왼쪽부터)슈라이어 사장과 최근 현대디자인 이노베이션실장으로 온 서주호 상무. 사진=현대차그룹
1970년 생인 정 수석부회장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베이붐 세대(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 출생)를 모두 아우르는 세대인 점도 이 같은 디자인 경영에 작용했으며,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폭스바겐의 스포츠 세단 벤틀리에서 수석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이상엽 씨를 지난해 하반기 자사의 디자인센터장인 전무로 데려왔다.

이 전무의 첫 작품인 신형 쏘나타의 몸 값이 뛴 것이다.

종전 자사의 아반떼와 내수 판매 1, 2위를 다투던 쏘나타는 1월 판매 상위 6위, 2월 5위에 각각 오르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다 이 전무가 디자인한 신형 쏘나타가 3월 초 선보이면서 쏘나타는 같은 달 내수 판매 4위로, 4월에 3위로 오르더니 5월(1만3376)과 6월(9822대)에는 역시 자사의 그랜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다.

1분기 부진으로 쏘나타는 상반기 판매에서 그랜저(5만3442대)에 이어 2위(4만8291대)를 달리고 있지만, 3분기에 내수 판매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상엽 전무가 벤틀리에 근무하던 2015년 중반 벤틀리 신형 플라잉스퍼 한국 출시 행사에서 차량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상엽 전무가 벤틀리에 근무하던 2015년 중반 벤틀리 신형 플라잉스퍼 한국 출시 행사에서 차량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이 전무와 함께 벤틀리에서 근무한 루크 동커볼케 수석디자이너는 자사의 디자인담당 부사장으로 이 전무와 함께 영입했다.

정 수석부사장의 디자인 강화는 기아자동차 사장이던 2005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고 2006년 피터 슈라이어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자인 총괄을 기아차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부사장으로 데려왔다.

현재 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2010년대 초 세단 K5에 호랑이 얼굴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그릴 슈라이어 라인을 적용했으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의 디자인도 대폭 수정했다.

당시 고객이 구매 계약 후 이들 차량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등 정 수석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은 크게 성공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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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어 사장이 디자인 하면서 2010년대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아차 (위부터)구형과 신형 스포티지.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슈라이어 사장이 디자인 하면서 2010년대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아차 (위부터)구형과 신형 스포티지. 사진=정수남 기자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BMW 출신인 크리스토퍼 채프먼 수석디자이너, 토마스 뷔르클레 수석디자이너를 각각 데리고 왔다. 이들은 현재 현대차 미국디자인센터, 유럽디자인센터에 각각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 수석부회장은 슈퍼카 부가티 디자인을 맡은 알렉산더 셀리파노브를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 디렉터로, 폭스바겐 출신인 사이먼 로스비 디자이너를 자사의 중국기술연구 현대스타일링 담당 상무로 각각 데려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미래차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혁신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현대차는 미국의 대중차 브랜드,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의 디자인을 모두 뛰어 넘을 수 있는 혁신의 자동차 디잔인을 구현할 것“이하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