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브룬트 빙붕에서 수년 전부터 불길한 균열의 확산이 관측돼 왔지만 곧 얼음의 분리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 제도 한 섬 크기의 거대빙산이 언제 탄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새로 탄생하게 되는 빙산의 면적은 약 1,594㎢로 하와이 제도 카우아이 섬(1430㎢)보다 크고, 마우이 섬(1884㎢)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다.
브룬트 빙붕은 남극대륙에서 바다로 몰아내는 위치에 있어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빙붕의 동향을 주의 깊게 관측해 왔다. 영국의 남극연구소는 브룬트 빙붕 분리에 대비해 수년 전 현지 해리연구기지를 이동시켰다. 남극에서 거대 빙산이 탄생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2017년 ‘라센 C’ 빙붕 분리에서는 약 5800㎢의 빙산이 태어났다. 그러나 브룬트 빙붕은 역대 최대의 분리가 발생하려고 하고 있다.
빙붕 분리의 배경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지적되고 있다. 영국 노던브리아대학 연구팀은 브룬트 빙붕의 분리가 얼음이 너무 거대해지면서 무게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결과라고 말하고 있으나 지구전체 평균기온 상승이 이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치 않는다. 연구자들은 지금 새로 태어날 거대한 빙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대빙산에 의해 새로운 해면상승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