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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 부회장 "반도체, 세상의 중심 될 것…경쟁력 확보 위해 인력 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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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 부회장 "반도체, 세상의 중심 될 것…경쟁력 확보 위해 인력 양성해야"

2019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 선정 서면 인터뷰
세계 최고최초 기술 확보…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성장 이끌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김 부회장. (사진=과기정통부)이미지 확대보기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김 부회장. (사진=과기정통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81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그해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연구팀장과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4년부터 DS부문 반도체총괄 사장직을 수행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종합기술원장(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극자외선 적용 7나노 제조공정 기술개발 ▲고성능 시스템온칩 설계 기술 개발과 첨단 이미지센서 개발 등 시스템 반도체 제조공정·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며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크게 도약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다수의 세계 최초 메모리 기술 개발로 한국을 세계 최강 메모리 반도체 국가로 성장하게 하고,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 전문가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리더 자리에 오른 김 부회장과 이번 수상을 기념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올해 최고과학기술인상으로 선정된 소감은?


반도체 기술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세계 선두에 올라서는 과정에 일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함께 밤을 지새우며 연구에 매진했던 선후배 연구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현재 한국의 IT기술이 글로벌 위상을 가지게 된 데는 모든 선후배 과학기술인들의 도전정신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혁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과학도로서의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미래 혁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도 더욱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

반도체 전문가이자 동시에 경영인으로서 연구개발 업적과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라 반도체 개발에 있어 끊임없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과 기업의 연구개발 현장에서 기초과학이 장려돼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는 훌륭한 과학기술자들이 많지만 연구원으로 입사 후 관리직으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발생한다. 연구개발은 기술 변화와 창조적 파괴가 수시로 일어나는 분야이고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한데, 회사의 급한 현안과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는 반도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로 결정한 이상 연구개발이 핵심이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실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초심을 품고 30년 간 한 길을 걷다 보니 이번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30여년 전 1메가 D램을 개발한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을 외국에서 도입했지만 내부 기술이 축적되지 않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독자적인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 현지법인의 연구팀과 국내 반도체연구소의 연구팀에 각각 1메가 D램을 개발하도록 하는 경쟁체제를 가동시켰고 제가 몸 담았던 국내팀의 기술이 채택됐다. 이 일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으며, 저에게는 본격적인 반도체 인생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엔지니어의 자세를 배웠다.

■ 반도체 기술이 만들어 갈 미래는 어떤 모습이며, 그것이 변화시킬 미래 인류의 삶은?

반도체는 데이터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세상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미래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일상적인 삶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최소화하고, 초 고부가가치 서비스와 솔루션으로 우리의 삶을 발전시키는 스마트한 세상이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의 인공지능 기술이 지금과 다른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인류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분야를 계속 리드하기 위한 대응방안은?


우수 인력의 확보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유지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학계와 기업 모두 우수 인력이 자신의 전문성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나아가 과학적 원리를 제대로 규명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토대를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국내 유수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통해 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 저변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학협력 분야를 수학·물리·화학 등 기초 이학 분야까지 확대하고, 대학이 미보유한 고가 장비와 첨단 공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국내 대학의 반도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연구자이자 경영인으로서 추구하는 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30여 년 전 낯선 이름이었던 반도체 소자를 미래 유망 분야로 선택하고, 열정과 믿음을 바탕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Never Give Up" 정신을 마음에 새긴 것이 오늘의 저를 가능하게 한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한 마디.

과학기술 영역은 기술변화와 창조적 파괴가 수시로 일어나는 분야인 만큼 더욱 발 빠르게 기술과 지식을 섭렵해 전문가가 돼야 한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든 직장생활을 하든, 과학기술자로서 성공하기 위한 왕도란 따로 없다.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뿐이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