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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하던 우주비행사, 우주복 벗다 코가 부어오른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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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하던 우주비행사, 우주복 벗다 코가 부어오른 사연은?

아폴로 17호 탑승 탐사대원 달탐사 중 겪은 사연 공개
탐사 장비 벗다 달 먼지 흡입…코 부어 오르는 알레르기
NASA·ESA 관련 연구…달·화성먼지에 독성·거친 입자

지질학자 출신 달 탐사대원 해리슨 잭 슈미츠가 지난 1972년 당시 아폴로17호 달 탐사를 하던 중 찍힌 사진. (사진=NASA)이미지 확대보기
지질학자 출신 달 탐사대원 해리슨 잭 슈미츠가 지난 1972년 당시 아폴로17호 달 탐사를 하던 중 찍힌 사진. (사진=NASA)

“처음으로 달 먼지를 들이마셨을 때 제 코는 바로 부어올랐어요.”

1972년 아폴로17호 우주선을 타고 달 탐사에 성공한 탐사원의 뒤 늦은 고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리슨 잭 슈미츠 씨(83)는 인간이 달을 정복하기 위해 가장 해결이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행성 표면의 ‘먼지’라고 강조했다.

2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주리치에서 열린 스타머스(Starmus) 우주 축제에서 자신의 달 탐사 당시 겪었던 사연을 소개했다. 1972년 당시 지질학자였던 그는 아폴로 17호의 달 탐사 대원으로 선발돼 탐사 작업을 수행했다. 그는 달 탐사 후 입고 있던 보호장비를 벗자마자 달 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먼지를 흡입하자 마자 코가 바로 부어올랐고, 목소리도 변했다”라면서 “점차 먼지가 빠져나가며 괜찮아졌고, 4번 정도 흡입했을 때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슈미츠 씨는 "다른 대원들 일부는 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면서 “탐사선에 동승한 외과의사는 더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결국 탐사를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달 정복을 위해서는 탐사대원들이 달 먼지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나와 함께 달 탐사한 대원들 중 이 알레르기 반응이 만성적인 질환으로 변이되진 않았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달 탐사에 나설 대원들이 달 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술적인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기나 바람, 물이 없는 달 환경 상 달 먼지는 지구 먼지처럼 부드럽게 마모되지 않은 상태다. 이 거친 입자들은 달 탐사대원들이 입는 우주복의 주름에 달라붙어 대원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또 철분이 다량 포함돼 탐사 장비 기능을 방해하기도 한다.

미항공우주국( NASA·나사)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나사는 달 먼지가 ‘규폐증’을 유발하는 유리규산 먼지와 비슷한 것으로 파악했다. 규폐증은 광산의 광부들이 흔하게 겪었던 만성 폐 질환이다. 작은 돌 같은 입자가 폐 안으로 들어갈 경우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되는 기관지나 폐포에 염증을 유발하고, 폐 기능이 점점 저하되는 증상을 일으킨다.

한편, 과학자들은 화성의 먼지가 달 먼지보다 훨씬 독성이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은 산화철을 비롯한 다른 독성 물질로 인간 피부와 닿을 경우 피부를 손상시키고 화상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화성에서 채취한 토양 표본이 없어 확실한 연구가 진행되진 않았다. ESA(유럽우주국)는 현재 화성 먼지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