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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서울 G20 정상회의’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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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서울 G20 정상회의’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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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던 2010년으로 시계바늘을 돌려보자.
‘단군 이래 최대 행사’라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요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G20 모드’로 돌입하면서 샌드위치로 식사를 대신하는 등 ‘올인’하고 있었다.

정부부처의 업무도 상당히 ‘올 스톱’이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G20 회의가 열리는 11월 11일에서 16일로 연기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정부가 처음으로 지정했던 11월 1일 ‘고용의 날’은 흐지부지되고 있었다.

외국 정상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노숙인’이 보이면 곤란했다. ‘국격’ 문제였다. 보건복지부는 미분양아파트 가운데 40~50채를 서울지역 노숙인 500여 명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고 있었다.

서울시 공무원은 G20 회의를 앞두고 거리 청소에 동원되고 있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꼬집는 보도를 하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우리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어 우리의 책임이 매우 커졌다”며 손님 맞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서울의 어떤 구청은 이 대통령의 말을 인용,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서울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종합교통대책’도 바빴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곳과 가까운 지하철 삼성역은 ‘논스톱’ 통과였다. 버스 노선이 조정되고 도로도 일부 통제였다.
서울시민들은 덕분에 불편해지고 있었다. ‘자율운행’ 때문에 자가용 승용차로도 출근하기 껄끄러워진 시민들은 차라리 월차휴가를 쓰겠다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한국무역협회는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31조 원을 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1만5000여 명의 외국인이 정상회의 때 우리나라에 와서 쓰는 돈을 포함한 직접적인 효과가 2667억 원이라고 했다. 또 정상회의 덕분에 우리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수출이 20조1427억 원 늘어나는 등 31조800억 원의 간접효과도 기대된다고 추산하고 있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G20 정상회의의 파급효과를 21조5576억∼24조6395억 원, 그 가운데 수출증대 효과를 18조9587억∼21조8755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소나타 자동차 100만 대,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65척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이듬해 ‘3.1절 기념사’에서 “지난해 대한민국은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21세기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는 나라로 우뚝 섰다”며 “대한민국의 주역은 G20 세대의 젊은이, 바로 여러분”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서울 G20 정상회의는 이렇게 ‘대내용’인 경향이 다분한 듯했다. 야당은 그런 이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었다. 3.1절에 뜬금없는 G20 세대라는 비판이었다.

G20 세대는 그러나 ‘유행’하지 못한 용어가 되고 말았다. 이 대통령이 명명했던 G20 세대는 몇 해 뒤 ‘헬조선’을 외치고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