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21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민관 태스크포스(TF)가 최종선정해 제출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안건을 상정했으나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약관 개정을 보류시켰다.
1안은 지난해 여름철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누진구간 확대'를 매년 7월과 8월 정례화해 여름철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이다.
1안을 적용하면 약 1630만 가구에 월 1만원이 조금 넘는 할인 혜택이 돌아간다.
반면에 한전은 3000억 원에 가까운 추가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1분기에 역대 최대인 6299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편안인 셈이다.
이에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전 경영진이 배임 가능성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에서 한전 소액주주행동 장병천 대표는 이달 중으로 한전 경영진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한전 이사회의 누진제 개편안 의결 보류로 가뜩이나 김종갑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공청회에서 한전 관계자가 전기요금 원가공개를 언급했다가 서둘러 부인하는 해명을 내놓는 등 공기업의 맏형 격인 한전의 행보가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