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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품으니 백화점 매출까지 급증”…현대百 무역센터점, 면세점 입점에 매출 37%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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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품으니 백화점 매출까지 급증”…현대百 무역센터점, 면세점 입점에 매출 37% 급증

영업면적은 축소했지만 면세점 영향으로 외국인 매출 증가까지 ‘증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그룹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하 무역센터점)이 면세점 입점으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 점포 8~10층 면세점에서 쇼핑을 끝낸 외국인들이 1~7층 백화점까지 찾으면서 ‘샤워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5월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고객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36.9%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고객 수는 29.1% 증가했다.
눈에 띄는 건 면세점 매출의 큰 손인 중국인 이 외에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이 백화점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일본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1% 늘어 외국인 매출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태국(51.6%)·유럽(50.4%)·중동(49.7%)지역 외국인 매출도 크게 늘었다. 중국인 고객 매출은 같은 기간 24.1% 신장했다.

외국인 고객이 증가하면서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면세점 오픈으로 영업면적이 20.5%(5만3226㎡·1만6101평 → 4만2307㎡·1만2798평) 줄어들었지만 올해 누계 매출은 오히려 3% 가량 신장할 것으로 현대백화점은 예상하고 있다.

조광모 무역센터점 판매기획팀장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10%를 넘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체의 7~8% 수준에 불과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 쇼핑을 주로 하는 외국인 고객이 백화점을 찾는 이유에 대해 면세점과 백화점의 상품 구성 차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명품·잡화·기초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면세점과 달리 백화점은 패션·뷰티·리빙·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두루 갖추고 있어 면세 쇼핑을 마친 외국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백화점 상품에도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올 1~5월)은 패션 브랜드(78.1%), 색조화장품(88.9%), 식품(101.3%) 등 상대적으로 면세점에서 찾기 힘든 상품군의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특히 구매객의 절반가량은 밀탑, 다정한 떡볶이, 삼송빵집 등 특색 있는 F&B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백화점과 면세점 간의 공동 마케팅도 외국인 고객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무역센터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은 백화점 또는 면세점에서 구매한 외국인 고객에게 각각 면세점 할인권과 백화점 할인권 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면세점에서 발급한 백화점 할인권을 무역센터점에서 사용한 외국인 고객 수는 지난 1월 100여 명에 불과했지만 5월 들어선 1000여 명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이에 백화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 사의 내·외국인 VIP를 대상으로 문화공연 초청, 라운지 이용권 증정 등의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면세점 오픈 이후 10㎞ 이상 원거리 지역에서 무역센터점을 찾는 내국인 ‘원정 쇼핑족’도 늘어나고 있는 점도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면세점 오픈을 계기로 무역센터점의 상권이 더욱 광역화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6개월 동안 무역센터점의 지역별 매출은 반경 10㎞ 이상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 매출이 지난해보다 6.8% 늘었다. 경기도 과천(14.7%), 안양(11.5%), 성남(10.8%), 수원 광교(9.9%) 등 주변에 대형 면세점이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무역센터점에 접근이 용이한 경기 남부지역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들 지역 고객의 백화점 신규 회원 가입자 수도 월평균 1000여 명으로 타 지역보다 두 배 이상 많았는데, 이들은 면세점 방문을 위해 무역센터점을 처음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면세점이 고객을 백화점으로 불러 모으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집객력이 좋은 매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무역센터점이 있는 삼성동 일대는 국내 최대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등 굵직굵직한 호재들이 많아 앞으로 국내외 고객들에게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백화점과 면세점의 시너지를 통해 무역센터점을 글로벌 쇼핑 명소로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jddu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