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5월 가격은 4월에 비해 6.25% 떨어진 평균 3.75달러를 기록해 4달러 선이 붕괴됐다.
업계는 미중 간 무역분쟁을 메모리 불황 장기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미중간 통상갈등이 격화하면서 올 하반기 D램 가격은 더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D램익스체인지는 계속되는 메모리 불황으로 올 3분기 D램 가격 하락 예상 폭을 기존 10%에서 최대 10~15%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D램 가격은 오는 4분기에도 하락 예상 폭이 2~5%에서 최대 10%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20조8437억 원에 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4분기에는 적자전환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 업황이 당초 시장이 전망했던 ‘상저하고(상반기엔 침체됐다 하반기에는 회복한다는 의미)’를 크게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 일각에서는 올 초 제기됐던 ‘감산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빅3 업체들의 재무재표상 재고자산 규모는 올 3월 기준 219억 달러에 달하고 재고자산회전일수는 161일에 이른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14조6000억 원으로 분기 매출액의 100%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자산 증가율과 매출 증가율 차이가 너무 커 두 그래프가 다시 교차할 때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적극적인 감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메모리 업황의 회복 시기는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과감한 감산조치가 이뤄져야만 업황이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은 모두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감산 가능성을 열어두었을 뿐 그 이상의 구체적인 구상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