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18일 두 번째 특보에서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충북, 경북북부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인천에는 시간당 2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대기 상층에 영하 12도의 한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대기 하층에서 폭넓게 서풍이 유입되면서 폭이 매우 좁고 긴 형태의 대류운이 황해도-경기북부서해안-서울을 따라 강하게 발달하면서 느리게 남동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그러나 아직 장마가 온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마는 주로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내리는 비를 뜻한다. 북쪽 러시아 지역에 위치한 오호츠크해 기단과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의 북태평양 기단 사이로 뚜렷한 정체전선이 생긴다. 장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름 날씨다. 우리나라 강수량의 약 30%가 장마 때 내린다.
장마라고 하면 흔히 해당 기간 내에 며칠이나 몇 주 동안 비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는 형식을 연상하기 쉬우나 사실 이런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시간대에 따라 내리는 집중호우 형식이나 지역대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국지적인 형식을 취한다.
장마 기간 동안 비가 적당히 내릴 경우 토양에 과다하게 쌓여 있던 무기염류가 씻겨가거나 가뭄이 해결되고 농사에 도움이 되며, 대한민국의 1년치 강수량의 약 3분의 1인 만큼 물 걱정을 덜게 되고 습도가 높아져 미세먼지와 산불 걱정도 사라진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면 강이나 호수 등의 수위도 높아져 홍수가 나게 되며 그로 인해 자연재해가 일어나게 된다. 산이 많은 지역의 경우 토사 유실로 인한 산사태로 피해를 입기도 한다. 한국은 오호츠크해와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의 북태평양 사이에 있으며 덤으로 부정확한 예보를 하는 기상청과 장마철 침수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전년도에 입은 피해조차 제대로 복구하지 않는 지자체들의 벙크가 겹쳐 장마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 도시인 제주도에 특히 많은 비를 뿌린다. 한 마디로 양날의 검인 셈이다.
장마가 오면 이전보다 습도는 더 올라가고 온도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모기 개체가 증가한다. 물론 그리마 한 마리면 모든 게 해결되지만 더 큰 문제가 생겼는데 곰팡이가 여기저기에 끼기 시작하고, 음식이 쉽게 상해 부패한다는 점에서 위생과 건강에 굉장히 좋지 않다. 식중독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장마가 끝나면 더위가 장마 전보다 한층 더해져 폭염이 계속되고, 여기에 열대성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로스되어 사람들을 오만가지 짜증의 세계로 인도하는 열대야가 시작된다.
이 현상과 태풍, 그리고 비교적 낮은 위도 때문에 동아시아는 서구권과 정반대로 한여름인 7월에 햇빛을 보기 힘들다. 실제로도 이 시기에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며 자살률 역시 서구권과 반대로 폭염과 장마가 완전체를 이룰 때 가장 절정에 달한다. 햇빛을 많이 볼 수 있는 계절은 비교적 건조한 봄(5월)과 가을(10월)이다.
한국, 일본에서 공포물이 여름에 수요가 많은 이유도 바로 장마 때문이다. 지중해성 기후에서는 겨울철에 공포물 수요가 많다.
김재희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