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2009년부터 4년간 음원 저작권료 빼돌린 정황 포착

멜론이 지난 2009년~2013년 당시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저작권료 수십억 원을 빼돌린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되면서 향배가 주목을 끌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멜론을 운영했던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저작권료를 빼돌린 혐의를 조사중이다. 이후 회사를 인수한 카카오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는 지난달 멜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저작권료를 빼돌린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 당시 멜론은 SKT(SK 플래닛) 소속이었다. SKT는 지난 2013년 7월 자회사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52.6%를 홍콩계 사모펀드 스타인베스트홀딩스에 매각했다. 이후 2016년 1월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매입, 최대 주주로 있다.
13일 한겨레는 ‘09년 1월 에스(S)프로젝트 결과 보고’ 문건을 공개하며 로엔이 당시 음원제작자, 작곡작사가 가수 등에게 줄 저작권료를 줄이기 위해 ‘LG뮤직’이라는 유령 회사를 만들어 저작권료를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에스뮤직은 저작권이 불분명한 음원을 멜론 가입자들에게 선물해 이를 사용자들이 다운로드 받았다고 계산하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한겨레는 “로엔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빼돌릴 금액을 정하고, 무료 다운로드 개수까지 계산했다”며 “권리사들이 매출 감소 이유를 문의할 경우 응대할 ‘거짓말 매뉴얼’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로엔은 2009년 한 해동안 총 50억원에 가까운 돈을 빼돌렸는데, 로엔의 당기순이익은 45억 1400만원이었다”며 “‘에스프로젝트’가 로엔이 ‘흑자’를 유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와 음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산업과는 지난 4일과 5일 음원플랫폼 사업자와 저작권 관계자들을 불러 면담했으며, 이날 이후 지니, 플로, 벅스, 다이브 등 음원플랫폼 사업자들은 ““우리는 저작권료를 편취하지 않았다”면서도 “업계에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저작권료 정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SKT 관계자는 본지에 "2013년 매각 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 전사 인원과 자료 모두 이관됐다"며 "현재 SKT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2004년 SK텔레콤의 사내 서비스로 시작한 멜론은 2009년부터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맡아 운영했다"면서도 "검찰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명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 관계자는 본지에 "저작권자들이 입은 손실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선제적으로 보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피니티와 SKT에 구상권 행사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