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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맛 사로잡은 '한국 라면의 힘'…농심, 삼양 등 현지화 전략으로 매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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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맛 사로잡은 '한국 라면의 힘'…농심, 삼양 등 현지화 전략으로 매출 급증

국가별 라면 소비량은 중국이 402억5000만개로 압도적

중국 베이징 까르푸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신라면을 들고 있고 있다.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까르푸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신라면을 들고 있고 있다. 사진=농심
국내 라면업체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유통망 확대에 따라 중국시장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라면 1위업체 농심은 매운 '신라면'으로 중국을 겨냥해 20년 이상 꾸준히 성장을 이뤄냈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지난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지만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다.

동시에 청도공장(1998년)과 심양공장(2000년) 등을 잇따라 가동, 중국사업을 본격화했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2억8000만 달러(약 3312억 원)에 달한다. 이는 독자사업 20년 만에 매출이 40배 성장한 것이다.

올해 중국 매출 목표를 3억2000만 달러로 늘려잡았다. 지난해 비해 14% 높게 잡은 것이다. 중국 시장 매출이 계획대로 달성된다면 올해 해외에서만 매출 1조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인현 중국법인장은 "90년대말 중국은 중국 저가라면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지만, 농심의 시장 진출로 중국인의 입맛이 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중국 전역의 1000여 개 신라면 영업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공항과 관광명소 등에서 신라면을 판매하여 농심의 고급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온라인 채널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3년 말 업계 최초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농심 공식몰(农心官方旗舰店)을 구축해 지난해 1700만 달러(약 201억 원)의 온라인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농심은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판촉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중국 인기 왕홍(网红)과 함께 신라면 조리 생방송을 진행하며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징둥닷컴(京东)이 조사한 '한국제품 판매 TOP10 브랜드'에서도 농심은 삼성과 오리온, 락앤락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그런가하면 신라면은 지난해 인민일보로부터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 선정됐다.

농심은 자사의 중국 시장 진출 성공 비결로 '맛'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을 꼽았다. 제품은 한국의 맛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광고나 마케팅 등은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했다는 것이다.

현지화가 아닌 차별화 전략은 일종의 역발상으로 한국의 매운맛과 농심의 브랜드를 그대로 중국에 수출했다는 의미이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중국 정서를 철저히 고려했다.

가령 중국의 바둑 애호를 고려해 '신라면배 바둑대회'을 개최하기도 했다. 기업의 제품명을 대회 타이틀로 내세우기는 세계기전 중 신라면배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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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의 중국 진출도 활발하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에 1084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중 해외 매출은 51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인 4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50억 원에 비해 60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해외매출 증가분 60억 원 중 50억 원이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올해 해외매출 510억 원 중 중국 매출은 200억 원으로, 해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40%에 육박한다.

더구나 올해 중국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150억 원에서 올해 200억 원으로 33% 급증했다.

삼양식품의 중국 실적 증가 배경에는 중국 총판과 협약 덕분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1월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와 중국 총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베이(UBAY)는 식품·생활용품 등을 중점 판매하는 회사이다. 중국 곳곳에 폭넓은 유통망을 갖고 있다. 중국 500대 무역회사인 닝보 닝씽 그룹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 자사의 제품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앞으로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라면업체들의 중국 매출 증가는 현지 소비자들의 원초적인 '라면 사랑'의 영향도 있었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18년 세계 라면 소비량은 약 1036억 개다. 이중 아시아 국가에서 소비된 양은 전체의 약 80%에 달한다. 국가별 라면 소비량은 중국이 402억5000만 개를 소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