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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군 협력해 만든 5G 가드드론, 불법 드론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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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군 협력해 만든 5G 가드드론, 불법 드론 잡는다

SKT·신라대·육군53사단·한빛드론 협력해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시범 구축
드론 탐지·식별·추적·무력화 등 전체 5단계 걸쳐 실시간 대응 시스템 구축
공장·공원 등 국가산업 주요 시설에 경비용 ‘공공 안전 솔루션’ 확산 예정

SKT와 신라대 연구원이 불법 드론 대응 상황실에서 불법 드론 이륙을 파악하고, 상황을 유관기관에 전파하고 있다. (사진=SKT)이미지 확대보기
SKT와 신라대 연구원이 불법 드론 대응 상황실에서 불법 드론 이륙을 파악하고, 상황을 유관기관에 전파하고 있다. (사진=SKT)
지난해 12월 영국 개트윅 공항 활주로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불법 드론이 나타나 3일 간 약 800편 이상의 운항이 지연되거나 결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이 야외 연설 중 불법 드론에서 투척된 폭탄으로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최근 드론 기술이 발달하고, 상용화되면서 이 같은 불법 드론을 활용한 불법 정찰과 테러들이 새로운 위협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불법 드론이란 군 · 공항 관제권, 기차역 주변 등 비행 금지 · 제한 구역을 승인 없이 비행하거나 허용 고도 · 시간 · 기체 무게를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국내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SKT(대표 박정호)와 부산 신라대학교(총장 박태학), 드론 솔루션 기업 한빛드론(대표 박양규)이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김해공항 주변 드론 비행을 추적한 결과, 비행금지 구역 내에서 891건의 비행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감지된 비행은 모두 김해공항 관제권(공항 반경 9.3km), 낙동강, 사상역, 사상공단 등 부산 주요 시설 상공에서 이뤄졌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에 SKT와 신라대, 한빛드론, 그리고 육군 53사단(사단장 소장 여운태)은 테러 · 비행기 충돌 위협이 있는 드론을 감시 · 추적하는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를 시범 구축했다고 13일 밝혔다. SKT는 "참여기관·기업들과 지난12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불법 드론 비행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진행하고, 부산 신라대 본관에서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로 불법 드론 탐지에서 식별, 추적, 무력화까지 전 단계에 걸친 실시간 공동 대응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라는 설명이다. 각 단계별로 5G, 안티 드론 솔루션, 드론 자율 비행 등 첨단 기술과 장비를 적용됐다. 관제 상황실과 솔루션은 부산 신라대학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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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구축한 불법 드론 대응 체계는 크게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위해 요소 제거 등 5단계로 나뉜다. 먼저 탐지 단계에서는 신라대에 구축된 ‘안티 드론 솔루션’이 활약한다. 이 솔루션은 일종의 ‘드론 레이더’로, 20m 높이의 신라대 철탑에 설치됐다. 장비는 드론 조종시 발생하는 주파수 신호를 감지해 반경 18km 내 불법 드론과 조종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안티 드론 솔루션’의 탐지율은 약 90% 이상으로, 드론 이륙을 10초 내 포착하고 드론 및 조종사 위치도 반경 20m 오차 내에서 정확하게 파악 가능하다.

이후 식별과 추적 단계에서는 ‘5G 가드 드론’이 출동한다. 이 드론에는 ‘T라이브캐스터’ 솔루션과 5G 스마트폰이 탑재됐다. ‘T라이브 캐스터’는 안티 드론 솔루션에 표시된 불법 드론의 좌표를 5G 통신망을 통해 가드 드론에 실시간 전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5G 가드 드론은 불법 드론이 위치한 곳으로 이동, 추적한다. 또 가드드론에 탑재된 5G 스마트폰은 고화질의 현장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신라대 관제센터와 군 상황실에 전송한다. 최대 10배까지 확대해도 5G로 선명하게 영상이 전달돼 불법 드론에 폭발물 등 위험물이 실려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불법 드론을 추격해 근접 촬영할 수도 있다.

불법 드론의 무력화와 위해 요소 제거를 위해서는 육군과 ‘재밍건(Jamming Gun)’이 활약한다. 불법 드론에 폭발물이 확인될 경우 육군 53사단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재밍건을 발사하고, 위해자를 제압할 계획이다. ‘재밍건’은 드론 조종사와 불법 드론 사이의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제자리에 정지시키거나 강제 착륙시키는 소총 모양의 특수 장비다. 고도 500m에서 비행하는 드론까지 제압할 수 있다. 이후 53사단 폭발물 처리반이 불법 드론의 위험물을 제거하게 된다.

(오른쪽부터) 육군 53사단 여운태 소장, 신라대 박태학 총장, SK텔레콤 최낙훈 5GX IoT Data그룹장, 한빛드론 박양규 대표가 12일 신라대 본관에서 ‘5G 기반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SKT)이미지 확대보기
(오른쪽부터) 육군 53사단 여운태 소장, 신라대 박태학 총장, SK텔레콤 최낙훈 5GX IoT Data그룹장, 한빛드론 박양규 대표가 12일 신라대 본관에서 ‘5G 기반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SKT)
한편, 12일 4개 기관·기업은 부산시 사상구 신라대학교 본관에서 '5G 기반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식에는 신라대 박태학 총장, 육군 53사단 여운태 소장, SK텔레콤 최낙훈 5GX IoT Data그룹장, 한빛드론 박양규 대표가 참여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들은 불법 드론 피해 사전 예방을 위해 공동 기술 개발, 합동 훈련, 대응 체계 고도화를 3년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불법 드론 대응 체계와 기술을 솔루션 패키지로 만들고, 이를 필요로 하는 전국의 국가 산업 주요시설, 학교, 공원 등 시설에 확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박태학 신라대 총장은 “첨단 5G기술을 적용한 불법드론 탐지 플랫폼을 결합시켜 국내 최초로 불법드론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로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고도화와 상용화, 그리고 해외수출이 더욱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낙훈 SKT 5GX IoT Data그룹장은 “첨단 기술이 새로운 위협을 만들 수 있기에 이를 방어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솔루션 고도화에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다양한 국가 기관, 학교와 협력해 공공 안전을 위한 5GX 드론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