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는 11일 KCGI 측의 주식 담보 대출 만기를 연장하기 않기로 했다. 앞서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와 엔케이앤코홀딩스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지난 3월과 4월 각각 200억 원의 대출을 미래에셋대우에서 받았다. 이 가운데 200억 원은 12일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가 만기 연장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KCGI는 지난 4월 한진칼 지분율을 14.98%에서 15.89%까지 늘리면서 한진그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왔다. 또한 한진칼에 대한 경영권 분쟁 소송, 지난해 말 이사회를 통해 외부 조달한 차입금 1600억 원에 대해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등 높은 압박 수위로 한진칼을 조여왔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주식담보대출 연장 불가 조치로 인해 한진가(家)와의 본격적인 대결을 앞두고 지분 확보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지난 10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나서며, KCGI와의 지분 확보전쟁에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살펴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2.34%,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무 2.30%를 보유하고 있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가 삼남매에게 각각 3.96%씩 상속될 경우 2600억 원이 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만 마련한다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무의 경영 복귀는 삼남매가 그룹 경영권을 놓고 빚었던 갈등을 해소했다는 의미"라며 "KCGI가 만기 연장 불가 통보를 받으면서 조 회장 일가는 현금 배당 확대,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이 없는 지분 매각 등 상속세 재원 마련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CGI는 12일 조 전무 선임에 관한 입장을 전했다. KCGI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설명했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