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수수료 경쟁 대형사로 확대, 규모 내세워 평생 거래수수료 무료 파격
최근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다르다. 대형증권사가 주도하고 거래수수료 무료 기간을 아예 평생으로 늘리는 등 압도적 규모를 내세워 끝장을 보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원조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10월 말까지 모바일증권 브랜드 '나무’로 비대면계좌를 처음 개설한 고객에 대해 온라인 국내주식 거래수수료 평생무료를 적용했다.
평생 거래 수수료 무료 바람은 다른 대형사로 확대되고 있다. 자산관리에 특화된 삼성증권도 지난 1월 말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주식거래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시행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말까지 스마트폰 앱이나 뱅키스 다이렉트를 통해 주식계좌를 계설하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프리 포에버, 평생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국내주식 온라인거래수수료 무료로 마지노선을 정했던 미래에셋대우도 평생거래수수료 무료이벤트에 합류했다.
이번 평생 수수료 무료 계좌개설 이벤트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주식의 거래세율이 40년 만에 인하되는 시점과 동시에 시행되면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 기간까지도 평생 없애주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규고객 확보 목적, 장기적으로 손실아니다
삼성증권도 이벤트기간이 상반기 약세장과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벤트를 진행한 지 불과 한달만에 신규고객이 3만 명을 넘었다. 한달 간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400여명이 이벤트에 참여한 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초 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진했음을 고려하면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단 이들 비대면 고객이 처음 목적대로 자산관리 고객으로 바뀐 효과는 불투명하다. 시장에서는 수수료에 민감한 고객들은 주로 공격적 투자자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산관리와 거리가 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수수료 때문에 비대면 계좌 이벤트에 참여하는 고객은 매매횟수가 잦은 공격적 투자자”며 “투자성향이 달라 안정성을 중시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 자산관리상품을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평생거래수수료 무료이벤트로 손실을 입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규고객의 투자성향이 공격적 투자자라도 억지로 자산관리로 돌리지 않아도 돈을 벌 수익원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가 신용거래융자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일정한 이자를 내는 대가로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받는 것을 뜻한다.
신용거래 이자율은 증권사별로 기간•고객등급 등에 따라 연 4%대부터 연 11%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수수료에 민감한 고객들은 신용거래를 마다하지 않는 공격적 투자자가 대부분”이라며 “신용거래의 경우 담보유지비율을 140%~170%으로 잡아 리스크가 거의 없는 반면 기간에 따라 최고 연 10%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생거래수수료 무료로 확보한 신규고객이 신용거래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평생거래무료수수료를 시행한 미래에셋대우도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신규 고객확보가 주된 목적”이라며 “비대면계좌 개설고객이 온라인자산관리, 신용거래 등 여러가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며 다른 서비스의 유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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