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즈모도는 11일(현지 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인물의 증언을 인용해 김정남이 CIA의 정보제공자였으며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VX 신경 독소로 사망하기 전에 불특정 CIA요원들과 수차례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김정남은 당시 말레이시아 일정을 마치고 거주지인 마카오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CIA 요원과 접촉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살해범 재판에서 김정남이 휴양지 랑카위에서 수일간 머물며 신원을 알 수 없는 한국계 미국인과 접촉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소식통은 김정남이 CIA와의 접촉만을 목적으로 말레이시아행을 택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남과 CIA의 관계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김정남이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했고 평양에 권력 기반도 전혀 없어 북한 핵심부의 내밀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김정남 피살 직후 그와 CIA 간 관계가 노출되지 않은 데 안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3개월 뒤인 2017년 5월 김정남과 미 정보기관 관계자 간 접촉 의혹이 일본 아사히신문을 통해 제기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설과 관련해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친서를 받았다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의 이복형에 관한 CIA 관련 정보를 봤다"며 "나는 내 체제 아래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에게 말할 것이다. 확실하다"라고 김정남의 CIA 정보원설을 꺼냈다. 그러면서 "내 체제 아래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