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권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조 회장이 어떤 돌파구를 통해 그룹 경영권 확보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은 이번 총회에서 세계 항공업계를 이끌어가는 IATA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 선임됐다. IATA 집행위원회는 IATA 최고 정책 심의·의결 기구로 국제항공운송협회의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사무총장 선임,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을 심사하고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조 회장이 이번 집행위원에 선임되면서 부친인 고(故) 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세계 항공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 회장은 총회 마지막 날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대한항공에서 그동안 경영기획, 화물영업, 여객사업 등을 맡으며 쌓아온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60여 분 동안 모든 질문에 다른 경영진 도움 없이 혼자 답변했으며 영어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고 영어로 즉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조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IATA 서울 연차총회가 국내 항공산업 위상을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선대 조양호 회장님, 창업주 조중훈 회장님의 경영 철학이었던 수송보국을 받들어 지금 우리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이번 총회를 통해 그룹 총수 이미지를 공고히 하면서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가운데 KCGI가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제동을 걸며 한진가(家)와의 경영권 분쟁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5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SPC)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이 조 전 회장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과정과 조 회장 선임 과정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했다.
KCGI의 이 같은 소송은 한진그룹 새 총수에 대한 경영 견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의 퇴직금·퇴직 위로금 지급과 조 회장 선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라며 "한진칼은 KCGI 요구와 관련해 추후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