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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안감 높이는 메모리 불황…삼성‧하이닉스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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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안감 높이는 메모리 불황…삼성‧하이닉스 괜찮을까

D램 수요 둔화 등으로 1분기 국내 반도체 성적 10년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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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국내 반도체 업계 실적을 갉아먹었던 글로벌 D램 가격이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5월 가격은 4월에 비해 6.25% 떨어진 평균 3.75달러를 기록해 4달러 선이 붕괴됐다. 특히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54.2%나 폭락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범용제품인 128Gb MLC 역시 같은 기간보다 1.26% 떨어진 3.9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9월(3.75달러)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시간을 갈수록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미중간 통상분쟁이 반도체 시장상황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미중간 통상갈등이 격화하면서 올 하반기 D램 가격은 더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D램 시장의 불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지난 1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일 메모리 반도체 사업 등에서 영업환경이 악화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5조6400억원) 대비 60.1% 폭락한 6조233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1조5500억 원)에 비해 무려 10조원이나 증발한 4조1200억 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 등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9% 감소한 1조3665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반도체 업계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던 인텔은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 폭락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으며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인텔은 157억9900만 달러(약 18조832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출 128억6700만 달러(15조3710억 원)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가볍게 따돌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말인 지난 2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위기 돌파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반도체 업황 불황이 언제까지 계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공급과잉은 전년 대비 축소될 전망이며 고객들의 D램 재고는 감소 중에 있다”라며 “3분기 중순 이후 고객 재고 정상화와 신규 인텔 CPU 출시 영향에 의한 서버 D램 수요 회복으로 D램 업황 및 가격은 점진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도 “내년부터 글로벌 5세대 이동통신 (5G) 시장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