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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중국 희토류 무기화에 제동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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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중국 희토류 무기화에 제동걸릴까?

세계 희토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쓸 카드로 희토류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다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중단한 선례가 있다. 미국이라고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이 대미 희토류 공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대응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대미 희토류 공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대응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을 뒷받침하는 최첨단 정보기기와 무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희토류의 중요성을 아는 미국이 가만 있지 않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희토류 시장 독주를 막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의 외교안보 전략을 뒷받침하는 첨단무기에 희토류가 반드시 들어가는 까닭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카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인 마이크 앤드류스 공군 중령은 로이터통신에 "미국 국방부는 대통령과 의회, 산업체와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도 미국 내 정련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나스(Lynas)는 미국 텍사스의 화학기업인 블루라인코프(Blue Line corp)와 텍사스에 정련 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이 정련공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에 있는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 '마운틴 패스' 광산에서 소유자 MP머티리얼스가 생산하는 희토류를 정련하기 위한 것이다.

MP머티리얼스는 이 광산의 원 소유자로 2015년 파산신청을 한 몰리코프에서 광산을 사들여 채굴한 희토류를 중국으로 보내 세륨과 네오디뮴, 란타넘과 유로피윰 등이 포함된 제품으로 제련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미국에서 생산한 희토류를 미국 생산→중국 수출→제련→미국수입이라는 과정을 거쳐 최첨단 전자제품과 무기 소재로 쓰고 있다.

존블루멘탈 블루라인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비즈니 방송 인터뷰에서 "세계는 중국에 희토류를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공급사슬을 이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건설에 수년이 걸리고 생산개시에 또 수년이 걸릴 것인 만큼 우리는 생산에 들어가는데 2~3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은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생산지 채굴현장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생산지 채굴현장 모습.


현재 미국에서는 마운틴 패스 광산 정련공장을 포함해 최소 3개의 정련공장이 건립되고 있거나 계획중이다. 마운틴패스 정련공장은 내년 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데 연간 5000t의 희토류를 정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두 곳은 이르면 오는 2022년 개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토류는 희소한 광물이라는 뜻을 품고 있으나 실제로 금이나 은처럼 희귀하고 비싼 것은 아니다. 희토류 중 하나인 세륨(Ce)은 구리, 아연, 코발트 만큼 매장량이 많다. 그런데 중국은 희토류 추정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스칸듐과 이트륨을 제외한 세계 채굴가능 희토류 추정 매장량은 1억2000만t이며, 이 중 중국의 추정 매장량은 전체의 36.7%인 4400만t으로 추정된다.

그 다음으로 매장량이 많은 국가는 베트남과 브라질로 두 나라 모두 약 2200만t으로 추정된다. 이어 호주 매장량은 2.8%인 340만t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고작 전체의 1.2%인 140만t에 불과하다.

중국은 희토류 생산에서도 세계 1위다. USG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세계 총 생산의 70.6%인 12만t에 이른다. 중국북부희토류그룹, 민멘탈희토류, 샤먼텅스텐, 치날코희토류금속등 소수 기업이 중국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를 많이 생산한 국가는 호주로 지난해 총 2만t 채굴했다. 미국의 생산량은 1만5000t을 기록했다.

미국은 지난해 약 9500t의 희토류를 소비했으며, 이 중 60%가 촉매로 이용됐다. 15%가 유리렌즈에 쓰였고 10%는 금속 합금용으로 또 10%는 연마제로 각각 사용됐다. 영구자석이나 방산 제품 제작 등 기타 용도로 이용된 비중은 5% 안팎으로 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파급력이 핵폭탄급인 희토류 수출 제한 혹은 금지 카드를 실제로 꺼낼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 정련공장 건립 추진에다 물량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가 예상되는데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축소해 단가가 올라가면 다른 국가의 생산을 촉발할 수 있는 탓이다. 더욱이 희토류 재활용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제동이 걸릴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