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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11년만에 ‘확’ 바뀌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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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11년만에 ‘확’ 바뀌어 돌아왔다

완전 변경 모델, 2.0 가솔린 엔진완성도 높아
강력한 온오프 주행성능 실현…야외활동 특화
안전·편의사양 기본탑재…아날로그·디지털공존

'오프로드 차(야외활동에 적합한 차종)' 랭글러가 1987년 첫 선을 보인 후 1997년 2세대, 2007년 3세대 등 지프 랭글러는 10년 주기로 혁신을 거듭했다. 4세대는 지난해 출시됐다.

지프 수입·판매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사장 파블로 로쏘)가 모두 12 종류의 신형 랭글러를 지난 4월 국내에 출시했다. FCA코리아는 올해 경영 목표인 지프 1만대 한국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국내 수입자 시장을 노크했다.
국내에 모습을 보인 지 12년이 된 '랭글러 오버랜드 언리미티드'를 최근 만났다. 오버랜드는 4도어 모델이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 가족 나들이가 상대적으로 많아진 점을 반영한 것이다.

전면 7개 슬롯 라디에이터 그릴이 지프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양옆 대형 발광다이오드(LCD) 헤드라이트가 전면에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측면 디자인은 깔끔하다. 다만 앞 도어 하단에 오버랜드 뱃지와 진공증착한 JEEP로고가 부착됐고 그 아래 랭글러와 리미티트 영문자가 자리잡고 있다. 차체 후면도 지프의 유전자(DNA)를 그대로 계승했다. 트렁크 도어에 탑재된 지프 로고가 새겨진 여분의 타이어 보관함이 오버랜드에도 있다는 뜻이다.

11년만에 완선 새롭게 변신한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이미지 확대보기
11년만에 완선 새롭게 변신한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기자가 스마트키로 문을 열자 확 바뀐 랭글러 오버랜드의 1열이 눈에 들어온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2.0 터보 가솔린 엔진이 조용하다. 평일 차량이 많은 서울 강변북로를 주행로로 잡았다. 빈틈에서 치고 나가는 오버랜드가 포유류 중에서 단거리를 가장 빨리 달리는 치타(최고 시속 110㎞k)를 닮았다. 오버랜드는 중저속에서 빠른 응답성으로 2.0 엔진임에도 5초대 제로백(1500rpm)을 찍었다. 이어 오버랜드는 자유로에서 다시 120㎞(1800rpm), 140㎞(2100rpm), 160㎞ (2400rpm), 180㎞(2700rpm)에 이어 초고속도 190㎞(2700rpm)를 다시 5초만에 도달했다.

이는 2.0 4기통 터보 엔진이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m을 구현했기에 가능하다. 예전 3.6 엔진이 최고 출력 284마력, 35.4㎏·m을 냈던 점과 비교하면 대혁신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가 가까워 오자 도로에 차량이 다소 증가했다. 오버랜드가 질주 본능으로 속도를 높여 앞차와 간격을 좁히자 차량 스스로 충돌과 추돌 경보음과 함께 이를 계기판에 표시하고 사각지대 차량진입 경보를 사이드 미러에 나타내면서 동시에 경보음을 낸다.

기자는 그때서야 차량 실내를 살핀다. 오버랜드는 계기판에 많은 차량 정보를 담고 있다. 내비게이션 길안내를 계기판에 구현했고 좁은 대시보드, 절벽형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각종 기능 조작이 가능한 공간)가 여전하다.
그러면서도 오버랜드는 잦은 회전 구간에서 2륜 구동으로도 전혀 속도에 밀리지 않는 정교한 핸들링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변속기 왼쪽에 있는 구동 변환 레버를 4륜 자동으로 놓자 바퀴 굴림 소음이 2륜보다 커졌지만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이어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자 파트타임 4륜구동이다. 이륜과 마찬가지로 주행이 경쾌해지면서 네 바퀴가 지면을 꽉 움켜쥔다.

고속에서 변속기를 수동모드로 놓고 2륜과 4륜을 경험했다. 큰 차이가 없다. 예전 수동 변속기에 대한 향수를 가진 운전자가 오버랜드를 타면 손맛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수동과 자동 변속에서, 2륜과 4륜, 4륜 저속 등 구동 변환에서 손맛을 느끼는 게 오버랜드의 가장 큰 운전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파주에 도착해 오프로드를 달렸다. 4륜 저속에서 오버랜드는 거친 자갈길을 안정적으로 질주했다. 오버랜드가 18인치 알로이 휠에 폭 255㎜, 편평비 70%의 적재 중량 113(1150㎏), 속도기호 T(190㎞)의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장착한 것도 이 같은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주행 중 4륜 저속으로 변환은 안 된다.

길가에 차를 멈추고 외관을 찬찬히 살폈다. 1열 지붕은 4개, 모두 8개의 레버를 제치면 차 지붕을 열수 있다. 2열은 장비가 있어야 개폐할 수 있다. 오버랜드의 가장 큰 매력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합이랄까.

그러면서도 오버랜드는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을 갖춰 환경과 연비 개선을 모두 충족한다. 시승 중 오버랜드 연비는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으로 ℓ당 9.6㎞다. 이는 국토부 승인 9㎞/ℓ(5등급)보다 높은 것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193g/㎞로 국산 중형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끈을 당겨 2열을 모두 접으면 오버랜드 적재공간은 2000ℓ에 육박한다. 야외활동에 부족함이 없다.

부가가치세를 포한한 랭글러 오버랜드 언리미티드 가격은 6140만원이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