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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중국의 내로남불...일본의 F-35 105대 구매, 군비경쟁 촉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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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중국의 내로남불...일본의 F-35 105대 구매, 군비경쟁 촉발 비난

중국,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핵잠수함, J-20 스텔스기 도입으로 군사력 균형 깨트린 주범

    일본이 미국에서 F-35 스텔스 전투기 105대를 도입하기로 한 사실이 공개되자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은 최근 10년 사이 국방비를 늘리고 항공모함, 이지스함과 호위함, 핵추진 잠수함과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아시아 지역 군사력 균형을 깨트려 놓은 주인공이다. 이런 비판은 한마디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이다.

일본이 도입한 스텔스 전투기 F-35. 사진=일본 항공자위대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도입한 스텔스 전투기 F-35.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중국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본이 F-35 105대를 도입하기로 한 계획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군비경쟁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F-35 추가 구매계획은 지난해 12월 일본이 방위계획대강에서 확정됐으며 나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도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최신형 F-35 스텔스 전투기 105대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방금 밝혔다"고 말해 공식화됐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19~2023회계연도까지 F-35A·B 전투기를 모두 105대를 추가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F-35A는 활주로 이착륙 전투기에 스텔스 성능을 추가한 것이고 F-35B는 단거리 수직이착륙 스텔스기다. 속도는 마하 1.6이다. F-35A는 최대 8.1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일본의 F-35 구매는 최근에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 인민해방군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일본의 F-35 구매는 중국의 위협에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미국의 전 세계 강압전략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발주한 전투기 숫자를 감안하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군사력 균형을 틀림없이 깨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또 일본의 F-35 대량 도입이 중국에 대해 자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 프로그램을 가속하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링난(嶺南)대 장바오후이(張泊匯)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일본이 항공모함에 탑재할 수 있는 F-35B를 구매하면 남중국해의 역학 관계를 뒤흔들 것"이라면서 "일본은 자국의 항공모함에 F-35B를 정말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忠平)은 "일본의 F-35 대량 구매는 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국과 미 동맹국의 군사력에 대항하기 위해 더 많은 스텔스기를 생산하고 배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수명주기가 다 되어가는 F-15 200대를 대체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또한 다수 국가의 스텔스기 시대 진입에도 보조를 맞추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야마구치 료히나타 부산대 방문 교수는 "일본이 헬기 항모 이즈모를 단거리 수직 이착륙 능력을 갖춘 항모로 개조하려고 하는 만큼 F-35B는 유일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F-35 구매는 일본 열도 방어에 중요한 제공·제해권을 달성하는 능력을 증대시킬 것이며 미일 군사동맹 강화는 양국의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난양공대의 안보 전문가인 콜린 고는 "F-35 도입으로 일본은 스텔스 전투기 경쟁에서 상당한 부양을 받을 것"이라면서 " 일본은 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최상의 공군력을 갖춘 국가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F-35 40대를 도입하고 있으며, 추가로 20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호주는 72대 도입을 위해 170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각각 다른 기체 번호를 가진 J-20 기종과 개조 부분.이미지 확대보기
각각 다른 기체 번호를 가진 J-20 기종과 개조 부분.

이에 맞서 중국은 '젠-20' 전투기의 양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젠-20은 중국이 러시아제 'AL-31' 엔진을 탑재해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기다. 젠-20은 2011년 1월 시험 비행을 한 뒤 2016년 11월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공개됐다. 중국은 그러나 제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해 젠-20을 본격 배치하지 않고 있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 공군 사령관은 지난 2일 한 통신사 인터뷰에서 중국이 올해에 젠-20 전투기의 실전배치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브라운 사령관은 만일 중국이 젠-20을 실전 배치하면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은 더 커지고, 중국 공군의 작전 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