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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연 이익 1조원', 미래냐 한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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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연 이익 1조원', 미래냐 한투냐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 한국투자증권 수익성 압도
발행어음 등 규제에 발목, 해외사업 대반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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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1분기 예상 밖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분기 기준으로 사상최대실적을 달성한 증권사가 잇따르며 ‘연이익 1조원’ 증권사가 탄생할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1분기 가장 많은 돈을 벌은 한국투자증권과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를 유력후보로 꼽고 있다.

◇증권사 연 이익 1조 클럽 가입 ‘꿈아니라 현실’


어느 증권사가 마의 벽으로 평가받는 이익 1조원을 깰까? 1분기 분기별 사상최대실적을 달성한 증권사가 속출하며 연이익 1조원 클럽 가입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장에서는 올해 '이익 1조원' 달성에 근접한 증권사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를 꼽고 있다. 이 두 증권사 모두 최고수장이 연이익 1조원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고 3년 안에 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원조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다.

지난 2018년 2월 박회장은 "작년보다 50% 성장한 연결 세전이익 1조원을 목표로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고 일관된 배당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연이익 1조원 달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숫자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이같은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은 2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5% 늘었다. 이는 분기실적 기준으로 사상최고 수준이다.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2000억원을 넘기며 업계 순익 1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뛰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에 못 미친다.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순이익은 1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3% 감소했다. 단 세전순이익은 2247억원으로 전분기, 전년 대비 각각 418.9%, 3.9% 늘었다. 이는 합병 이후 최대 실적으로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의 자존심은 지켰다.

숫자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은 시간문제다. 자기자본 4조3593억원 규모의 초대형IB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수익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대략 19%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2746억원으로 이같은 ROE 추세가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확실시된다.

반면 자기자본 8조2004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미래에셋대우는 ROE가 문제다. 1분기 연환산 ROE는 3.29%로 초대형IB 가운데 가장 낮다.

◇미래에셋대우 ROE 한계, 규제에 막혀 신수익원창출 먹구름


흠잡을 곳이 없는 한국투자증권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자기자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자기자본은 4조3593억원으로 다른 초대형IB인 NH투자증권 5조749억원보다 덩치에서 밀린다.

자기자본 효율성이 워낙 좋아 자기자본을 지금보다 추가적으로 1-2조원으로 규모를 늘려도 ROE희석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덩치를 5조-6조원대로 키워도 우려 사항인 ROE 희석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 경우 내년엔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ROE제고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미래에셋대우는 신수익원창출에 손발을 묶은 규제가 변수다.

4조원 이상에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8조원 이상에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허용하는 초대형IB 규정대로라면 자기자본 8조4791원인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모두 가능하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어음을, 종합투자계좌는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계좌를 뜻한다.

하지만 발행어음의 경우 지난해 5월에 시작된 공정위 내부거래 조사에 인가심사가 올스톱됐다. IMA도 당국이 단기어음의 인가과정을 건너 뛰고 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그림의 떡이 되어 버렸다.

다른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활용하려 해도 규제에 막혀 신수익원의 발굴에 제약이 많다"며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비용감축 외에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수에 대해 당사자들은 각각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증자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금처럼 벌어도 조만간 자기자본 5조원이 된다”며 “증자는 들은 바 없으며 자본금을 늘리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수익성제고에 대해 “자기자본 5조원은 국내에, 나머지는 해외 쪽에 투자하고 있다”며 “해외사업 쪽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어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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