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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운털’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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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운털’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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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이 시중은행장들과 만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최 장관은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이 많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은행보다 더 싸게 돈을 빌려올 수 있다”고 꼬집고 있었다.

대기업들이 고용과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돈을 쌓아놓고 있다고 지적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신용도가 은행보다도 돈을 싸게 빌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말이 될 수 있었다. 기업의 신용도가 높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없다. 시빗거리는 결코 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높은 신용도마저 ‘대기업 때리기’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또, 최시중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하기도 했다. 어쩌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가슴이 아프다’고 잘못 말한 것 같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미운 이유’는 쉽다. ‘1등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덜 미운’ 기업이 되는 방법도 쉬울 수 있다. ‘1등 기업’을 그만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간단치 않았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만 ‘1등’일 뿐 아니라, 세계 ‘톱’을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정부에서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미운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얘기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KBS 1라디오에 출연,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등을 지켜보며 삼성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로 어떤 새로운 사업을 만들 것인지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거듭 압박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작년 이맘때 열린 ‘10대 그룹 전문경영인 간담회’에서도 지배구조 개선 문제와 관련, “결정은 이 부회장이 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늦을수록 삼성과 한국 경제 전체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것이고,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대한민국은 ‘반기업정서’가 넘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대기업을 때리면 사회 전체가 대기업을 ‘공공의 적’으로 돌릴 것이다.

오죽했으면, 삼성전자가 이례적인 ‘호소문’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 출입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삼성바이오로직스 건과 관련, 추측성 보도가 다수 게재되면서 아직 진실 규명의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유죄라는 단정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임직원과 회사는 물론이고, 투자자와 고객들도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한 것이다.

공장의 ‘마룻바닥’을 뜯어낼 정도의 조사와 관련, 지나친 ‘표적 수사’가 아닌가 하는 ‘동정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등 악재가 쌓이면서 나라 경제가 어려운 판에, 지나친 대기업 때리기는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133조의 통 큰 투자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