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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중견그룹 대표 불러다 ‘지배구조 개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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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중견그룹 대표 불러다 ‘지배구조 개혁’ 압박

金 “일관된 의지로 재벌개혁 이룰 것…필요시 입법적 조치도 취하겠다”
경제전문가 “과도한 간섭은 국가경제에 악영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시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국내 중견그룹 대표들과 만나 줄곧 강조한 내용은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몰아주기 근절’이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기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위 두 가지 부분의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입법적 수단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의사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권한을 넘어 기업을 과도하게 옥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무리한 요구가 자칫 기업의 경쟁력을 후퇴시켜 국가경제를 침체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상조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김상조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집단 11~34위 사이 중견그룹 중 15개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공정경제를 위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평등한 운동장을 보장하는 공정경제를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확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의사결정자(총수)가 적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의 의사결정구조를 변화시키는 지배구조 개혁을 현 정부 임기동안 일관된 의지와 속도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20일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고 의사결정자가 지배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또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이제 더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우리경제와 우리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일감몰아주기가 반드시 해소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배 주주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가진 비주력·비상장 회사에 계열사들의 일감이 집중되는 경우에는 그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 같은 개혁을 위해 공정위는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영역에서 입법적 조치까지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가 “정부의 과도한 개입, 기업 경쟁력 떨어뜨린다”

김상조 위원장은 ‘재벌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고 강조했지만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공정위의 무리한 압력이 기업의 자율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국가경제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배구조 개혁은)기업과 주주들이 글로벌 상황에 맞게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지 정부가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 말할 수 있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큰 결정들은 총수가 하겠지만 나머지 웬만한 건 전문경영인 또는 이사들이 결정하는 등 재벌 나름대로도 역할 분담이 있는데 정부가 천편일률적으로 재벌 총수에게 손을 떼라고 하는 부분들은 과도한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투자 같은 경우에는 총수가 밀고 나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지금 새로운 기술이 들어오고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재벌 규제를 통해 결국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고 기업 경쟁력이 떨어져 종국에는 성장이 후퇴해 일자리를 적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