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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찍었나? 더 떨어지나? '내집마련 타이밍' 전문가 진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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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찍었나? 더 떨어지나? '내집마련 타이밍' 전문가 진단은

주택거래 급감, 가격 연일 하락 '빙하기 지속' vs. 강남 재건축 중심 상승세 전환 '바닥 쳤다'
김종신 주택건설協부회장 "무주택 수요자 하반기 이후 구입 고려해 볼만"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 "입주 증가로 급매물 발생 하반기 매입 기회 올 것"
양지영 연구소장 "급매물비수기 이용해야...금리인상 감안 무리한 대출 삼가야"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 "자금 준비됐다면 시장정체 올해가 오히려 매수 호기"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의 분양현장 모습. 사진=GS건설이미지 확대보기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의 분양현장 모습. 사진=GS건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 급등세가 꺾이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더 오르기 전에 매입해야 하는지 주택 구매 타이밍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시장 “집값 바닥 찍었다 vs 하락세 지속” 의견 분분

최근 주택 매매시장은 빙하기를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7025건으로 전년 동월 7만1751건과 5년 평균 8만9425건 대비 각각 20.5%, 36.2% 감소했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매매 거래 감소량이 더욱 뚜렷하다. 지난 4월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5366건으로 전년 동월 3만7045건 대비 31.5% 줄어들었다. 서울은 같은 기간 1만2347건에서 6924건으로 43.9% 감소했다.

주택가격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떨어졌다. 26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던 마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눈에 띄게 내렸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기조 속 정부가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등 신규 주택공급계획을 내놓으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부동산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집값 바닥론’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를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02% 상승했다. 4월 셋째 주 이후 5주 연속 오름세다. 일반 아파트값이 11월 말부터 2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과 비교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택가격 호전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봄 이사철 매수세와 급매물 거래가 맞물리면서 일부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있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해석되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4주 연속 오르면서 서울 주택가격 바닥론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량 자체는 미미하기 때문에 바닥을 찍었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격 상승을 이끌만한 상승 동력이 크지 않고 하반기 국내 경기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자금계획 철저히 짜고 하반기 급매물 노려야

이렇듯 매수 우위시장이지만 주택 실수요자들은 선뜻 주택을 매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집값은 무주택자가 생각하는 수준만큼 떨어지진 않았고,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급하게 주택을 매수했다가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기로 접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주택 매수를 망설이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의 적정 시기에 대해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며 현재 급매물이나 하반기 입주물량을 중심으로 기회를 노리라고 의견을 모았다.

김종신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은 "향후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고, 정부가 주택시장 규제 완화 움직임이 없을 경우 하반기 주택가격은 현재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하반기 이후 주택구입을 고민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서울·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중심으로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입주가 늘어나면 급매물 발생 가능성 역시 높아져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매수에 앞서 시기보다 실수요자 자금 능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인상 등 여러 가지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자금계획을 철저히 짜고 본인 능력에 맞는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올해 중 어느 시기라기보다는 느긋하게 급매물을 눈여겨보고, 특히 비수기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대출을 받고 주택을 구입해야지 아니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경제적으로 주택 매수의 여건을 갖췄다면 시장이 정체돼 있는 올해가 좋은 타이밍이 될 것”이라며 “다만 지역별, 상품별, 면적대별로 매수타이밍은 모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목표를 정해놓고 최근 가격추이, 공급추이 등을 고려하여 주택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