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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국기업이 꼭 알아야 할 진정한 의미의 '유능한 인재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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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국기업이 꼭 알아야 할 진정한 의미의 '유능한 인재상'은?

전 구글 인적자원개발 담당 "유능한 인재보다 다양한 경험의 인재 발굴이 관건"

표트르는 인재 발굴의 중요성에 대해 성격은 관계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한다. 자료=프로노이아이미지 확대보기
표트르는 인재 발굴의 중요성에 대해 "성격은 관계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한다. 자료=프로노이아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지금 한국이 알아야 할 진정한 의미의 '유능한 인재상'이란 무엇인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공한 구글의 '인재상'을 통해 한국 기업과의 차이점을 글로벌이코노믹이 재조명했다.

'리더십'과 '협동성'은 오랫동안 한국 기업이 '이상적인 인재'를 지칭하는 틀에 박힌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통과되기 쉬운 회사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런 기업 인재론에 대해 당당히 'NO'라고 외치며 미래 인재 발굴의 중요성에 대해 외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구글(Google)에서 인적 자원 개발에 종사하다 퇴직한 후 현재 국내외 기업에서 인재 육성 컨설팅을 수행하는 업체 프로노이아(Pronoia) 그룹의 표트르 펠릭스 그라치웍즈(Piotr Feliks Grzywacz)가 그 주인공이다.

표트르는 "성격은 관계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한다. 또 출신 대학과 일의 퍼포먼스도 상관없으며, 오직 유능한 인재를 활용하든 죽이든 "회사나 상사의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경영자라고 하면 항상 '고급 슈트에, 검정색 고급 세단'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운전사는 비즈니스 센터 정문 입구에 엔진 시동을 걸어 둔 채 총수를 기다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폐단은 오래된 보수적인 회사일수록 '성악설'의 개념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풀이할 수 있다. 부하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총수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한국 기업은 이러한 성악설에 근거해 조직을 관리해 왔으며, 이 때문에 창의성이나 개성은 거의 무시되어 왔다.

반면 구글의 경영 철학은 정반대인 '성선설'을 중시했다. 구글은 매우 자유로운 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본사의 부지는 '캠퍼스'라는 애칭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모두 스탠포드 출신으로 구글도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캠퍼스를 지향한 것이라고 표트르는 지적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검은색 고급 세단'은 아예 가지고 있지 않으며, 혼자서 자전거를 저어 이동하고, 특수부대 출신의 보디가드를 동반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구글을 처음 만들 때 일반 회사와는 정반대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자유를 중시하고 직원들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자. 그래서 성과가 나오면 좋겠다"는 것이 설립 취지였다.
이러한 의도는 최근까지 이어져 "매니저는 필요 없다"는 시도나 "20% 프로젝트(근무 시간의 20%는 자신이 기획하고 싶은 일에 사용해도 좋다)"를 실천하는 등 매우 자유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켰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미국의 명문 사립대학 스탠포드 출신이지만 특정 대학 출신만을 채용하거나 인종에 치우치지 않았다. 오히려 지방의 작은 대학 출신을 채용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했다. 수년 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결국 무엇이 성능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자체 연구하기도 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 중 하나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고생을 했는지 여부"였다. 인생에서 당황하거나 탈선하거나 사고를 통해 재수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잃거나 등의 인생 경험을 배경으로 "좌절은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며,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그런 고생과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이 회사 내에서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한다.

유능한 인재를 찾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기업과 산업, 나아가 사회적 성공의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