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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행정부, 화웨이 제재리스트 올려 미국 공급업체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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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행정부, 화웨이 제재리스트 올려 미국 공급업체들 비상

전례없는 '기술 분리' 시대 초래 우려…화웨이, 예비부품 1년치 확보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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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통신망 보호를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단행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화웨이와 이 회사 계열사 70개 업체를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는 미국에서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을 팔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화웨이가 미국산 기술과 부품을 구입하는 길을 원천 봉쇄한 셈이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더 이상 부품을 아웃소싱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해 온 미국의 주요 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19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의 핵심 부품업체는 92개로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은 33개에 이른다.

인텔과 텍사스인스투르먼트 등은 화웨이에 고속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장비와 안테나 등을 공급한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고 퀄컴과 브로드컴 통신 칩을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 무선 주파수 칩 업체 스카이워크스와 코보, 광학부품업체피니사 등도 화웨이가 주 고객이다.

일부 외신은 세계 최대 통신업체이자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기술 전쟁 행위로, 전례없는 '기술분리(decoupling) 시대'로 접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에 대비해 수개월전부터 일부 부품은 1년치를 미리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통제 대상이 될 위험이 높은 일부 부품은 6개월에서 1년 이상 사용할 부품을 쌓아뒀고 비핵심 부품도 적어도 3개월치를 비축했다.
중신건설증권도 지난 3월 펴낸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 구매가 불가능해질 경우에 대비해 핵심부품 재고 물량을 통상 반년 치에서 최대 2년치까지 미리 확보해 놓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화웨이는 또 반도체와 광학부품, 기타 부품의 공급선을 미국업체 이외의 다른 업체들로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이전에는 세계 최고나 2위업체들의 부품만 사용했는데 올해는 각 부품당 공급업체를 3∼4개로 늘렸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업체들에 많이 의존하는 반도체 관련 제품들을 2년 반 안에 자체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화웨이가 미국의 위협 속에 위기감을 갖고 핵심 기술을 독자 연구 개발하고 부품 공급망을 백업으로 구축했다며 미국이 화웨이에 충격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