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세계최초로 2300V 견디는 전력반도체 개발

고전압·고전력서 잘 견디는‘힘센 반도체’구현

기존 대비 동작저항 50% ↓ 항복전압 25%↓

기사입력 : 2019-05-15 18:35 (최종수정 2019-05-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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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의 측정을 위한 셋업 모습.(좌로부터 장우진 책임연구원, 문재경 책임연구원(사진=ETRI)
국내 연구진이 높은 전압에도 반도체 성질을 잃지 않고 잘 견디면서도 전도도도 떨어지지 않는 고효율 전력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산화갈륨(Ga2O3)을 이용해 최대 2300V 고전압에도 잘 견디는 전력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일명 모스펫(MOSFET)이다.

그동안 전세계 반도체 산업계와 학계는 높은 전압에도 반도체 성질을 잃지 않고 잘 견디지만 전도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가진 산화갈륨으로 고효율 전력반도체 칩을 개발하는데 고심해 왔다.

하지만 ETRI 연구진은 최적의 구조 설계, 반 절연체 기판 사용 기술 등을 통해 기존 최고 수준보다 25% 높은 전압, 50% 낮은 동작 저항 트랜지스터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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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의 측정을 위한 셋업 모습. 좌로부터 문재경 책임연구원, 장우진 책임연구원(사진=ETRI)

이로써 새로이 개발된 신개념 반도체는 향후 고전압이 요구되는 전자제품이나 전력모듈에 내장되어 효율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은 고전압이 요구되는 전자제품, 전기자동차, 풍력발전, 기관차 등에서 전력을 바꿔주는 모듈에 사용됨으로써 고전압·고전력에서도 잘 견디는 ‘힘센 반도체’로서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TRI연구진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220V 전기를 사용하는 노트북의 경우 전압을 견딜 수 있도록 어댑터로 전압을 낮춰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에어컨, 냉장고, 진공청소기처럼 전력 소모가 많은 경우,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하는데 이때 산화갈륨과 같은 전력변환 효율이 좋은 소재를 쓰면 컴퓨터나 가전제품 사용시 뜨겁게 달아오르지도 않고 전력에너지 낭비가 덜돼 에너지가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전기화학회(ECS) 학술지의 편집자 선택(Editors’ Choice) 논문으로 선정됐다.

산화갈륨은 실리콘(Si),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와 같은 반도체 물질이다. 기존 반도체 소재들보다 에너지 밴드 갭이 넓어 고온-고전압에서도 반도체 성질을 유지, 칩 소형화와 고효율화가 가능하다. 또한, 용액에서 잉곳으로 고품질 대면적 웨이퍼를 만들기도 쉬워 저비용으로 대형 고전력 소자 제작을 할 수 있어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로 부상 중이다.

기존 전력반도체소자가 실리콘(Si),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위에 소자설계 후 패턴작업과 식각, 증착공정을 거쳐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면 이번 성과는 기존 반도체 대신 ‘산화갈륨’ 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진은 높은 전압에도 반도체 성질을 잃지 않고 동작 되도록 만들어 전류가 잘 흐르게 되는 전력반도체칩을 제작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밝혔다.

ETRI 연구진은 산화갈륨처럼 밴드 갭이 넓은 물질의 전기 전도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자가 지나가는 최적의 길인 ▲채널 및 전극 디자인 ▲반 절연체 기판 사용 ▲ 공정 및 소자구조 설계기술 채택 등을 통해 처음으로 2000V의 벽을 넘는데 성공, 기존 최고 전압 수준 대비 최소 25% 높은 2320V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ETRI는 이 방식으로 기존 최고 성능을 실현한 미국 버팔로대학의 1850V급 전력소자 대비, 동작 저항을 50%로 낮췄고, 항복전압도 25% 높인 산화갈륨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현재,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의 크기는 0.2㎜ x 0.4㎜ 수준이다. 연구진은 향후 칩을 대형화하기 위해 패키징을 할 경우 현재, 표준 크기가 1.5㎝ x 1.5㎝ 내외인데 전용 패키지를 만들어 더 작게 만들 계획이다. "칩 크기는 현재 상용제품 대비 30~50% 작게 만들 수 있어 동일한 웨이퍼 대비, 칩 생산을 2~3배 더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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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의 측정을 위한 셋업 모습. 좌로부터 문재경 책임연구원, 장우진 책임연구원(사진=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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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공정이 완료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온-웨이퍼를 측정하는 모습(사진=ETRI)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이 대면적 소자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설비나 태양광, 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와 같은 차세대 자동차는 물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같이 다양한 산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해 시장전망이 매우 밝다고 설명했다.

문재경 ETRI RF/전력부품연구그룹 박사는 “향후 세계 최초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의 상용화를 목표로 고전압·대전류용 대면적 소자 기술개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트랜지스터의 구조, 소자설계, 제조공정 기술 등을 전력반도체칩 생산회사와 전력변환 모듈 생산업체 등에 이전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저결함 (<1x104cm-2) 특성의 고품위 Ga2O3 에피 소재 및 1kV 이상의 항복전압을 가지는 전력소자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부터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기술의 상용화를 5년 내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차, 자율주행 자동차 등과 관련한 부품의 전력화 증가 추세로, 오는 2022년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시장규모는 85억 달러로 보고 있고 차세대 산화갈륨 전력반도체는 2025년에는 약 7,031억 원의 시장규모가 될 것이라는 시장전문 조사기관의 예측을 인용했다.

연구진은 차세대 전력소자 연구개발을 위해 9건의 연구 논문 발표와 관련기술의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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