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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없어" 차갑게 식어버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연내 본계약 체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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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없어" 차갑게 식어버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연내 본계약 체결 '먹구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한화, 롯데 "인수 안할 것"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매각 결정을 내린 아시아나항공 미래에 먹구름이 꼈다.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주요 대기업들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연내 본계약 체결이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입찰 공고는 이르면 7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13일 열린 브리핑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 워낙 오래 걸리고 준비하는데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기본적인 매각 구조를 짠 뒤 이를 토대로 입찰 공고 단계로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 원을 직접 지원하고 1300억 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에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주간사를 CS증권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현재 인수 유력 후보 입장이 부정적이다.

물류·호텔·면세점 등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던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지난 9일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 준공식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사에 대해 "100% 없다"고 단언했다.

한화 계열사들도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지난 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엔진, 기계시스템 등 항공 제조업과 업의 본질이 서로 다르다"며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돼 인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 역시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한화케미칼은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고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그동안 공들여왔던 롯데카드 매각전에 돌연 불참하면서 인수 추진에 힘이 실렸지만 이번 입장 발표로 아시아나항공 입찰 가능성이 낮아졌다.

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꺼리는 대표적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와 막대한 자금 때문이다. 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최소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현재 600%가 넘는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추가 투입되는 비용까지 합치면 자금이 최소 2조 원 중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뚜렷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자회사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격이 내려가길 원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인수 계획을 당장 밝히진 않을 것"이라며 "분리매각을 추진할 경우 인수에 참여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