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월마트는 소매시장에 경쟁 원리를 도입하도록 인도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 하지만 규제 원칙을 앞세운 인도 당국의 강경책으로 인해 월마트는 소매시장 진출의 길을 포기하고 2009년에 도매로 인도 시장에 참가했다. 또 월마트는 인도 최대의 전자상거래(EC) 업체 플립카트를 지난해 160억 달러(약 18조9296억 원)를 들여 인수함으로써, 결국 최종 소비자에 대한 접근을 성공시켰다.
월마트는 2023년까지 4년간 도매 체인 '베스트프라이스'를 현재의 2배로 확대하여, 1개 점포 당 800만~1000만 달러(약 95억∼118억 원)를 투자해 26개 점포를 증설하며, 동시에 현지 소매상점을 포섭해 기존의 소매망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다가설 계획이다.
베스트프라이스는 인터넷을 사용하여 점포 오너(소유자)가 전용 앱이나 웹 사이트를 통해 주문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웹에서 주문이 어려운 고객에게는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것 외에, 매장 개장도 무료로 어드바이스할 방침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재고는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월마트 매장에 공급된다고 한다.
한편, 현지 상점과 손잡고 진행하는 월마트의 새로운 전략은 인도 정부의 규제 돌파와 동시에, 미국 EC 대기업 아마존닷컴과 아시아 제일의 부호 무케시 암바니와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암바니는 인도 국내에서 가장 큰 실제 소매체인과 월마트의 2배 규모를 가진 도매 네트워크를 이끄는 최대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암바니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 외에도, 통신 자회사의 휴대전화 가입자 2억9000만명을 끌어들여 거대한 EC 사업을 전개할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이 모든 상황이 월마트가 풀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아마존은 지방 점포주에게 일일이 스마트폰을 건네줌으로써, 주문 접수와 함께 이름도 없는 거리와 번지 없는 주택이 많은 지역사회에서의 배달을 전개하면서 로컬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