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생맥주 서버의 성능이 곧 레스토랑의 생맥주 매출을 좌우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두 회사는 소송을 통해 최신 기술을 독점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점유율 확대에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다.
AB인베브는 블레이드와 SUB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하이네켄은 노바에 사용되고 있는 장치 일부를 자사가 먼저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양사 모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해 경쟁사에 의한 미국 시장으로의 수입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소송은 지난 4월 16일에 AB인베브가 맨해튼 연방 법원에 하이네켄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으며, 하이네켄은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AB인베브가 도용했다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ITC는 오는 9월까지 5개월 동안 조사를 거쳐 보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 세계 양대 맥주 기업의 법정 투쟁은 최근 와인이나 증류주가 들어간 음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맥주의 소비량이 감소하는 미국 시장만의 독특한 특징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여전히 질 높은 맥주에 대해서는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양보다 질'의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핵심이다. 또 맥주 시장의 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양사 모두 고급 맥주의 제공을 지렛대로 매출을 확대하고 싶다는 기대가 담겨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