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사건 24] 여성 섹스노예 삼은 미국 광신집단 '넥시움' 지도자 라니에르 종신형 구형

공유
0

글로벌-사건 24] 여성 섹스노예 삼은 미국 광신집단 '넥시움' 지도자 라니에르 종신형 구형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시간 7일 자기계발단체를 위장해 성행위를 강요한 광신집단 ‘넥시움’ 지도자 키스 라니에르(사진)의 재판이 시작됐다. 공갈죄, 강제노동 공모, 통신사기, 성적 목적의 인신매매 죄 등 7건의 형사 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은 극형의 종신형이 구형됐다. 젊은 슈퍼맨을 그린 인기 미드 ‘스몰 빌’의 여배우 앨리슨 맥 씨를 비롯한 5명의 공동 피고인은 모두 이미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 첫날은 분주하면서도 어느 정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스타트했다. 보안검색대 줄을 선 방청객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자 구경꾼과 취재진 대부분은 별실로 안내됐고 모니터를 통해 공판을 지켜보게 됐다.

이날 검찰이 그린 라니에르 인물상은 지난해 체포 이후 언론에 보도된 것과 거의 비슷했다. 스스로를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마하트마 간디에 비유하며 걸출한 IQ의 소유자라고 말하는가 하면, 많은 여성멤버들을 길들여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운 사기꾼이라고 묘사했다.

이날 하자르 검사보는 “이것은 조직범죄이며 키스 라니에르가 주모자”라고 지적하고 이 조직은 “피라미드형 구조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라니에르가 그 정점으로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제자들을 속여 그들의 신뢰를 얻었는지를 설명하며 “그 믿음을 이용해 그가 원하는 것 즉 섹스권력 지배력을 손에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자르 검사보는 이어 배심원단은 이후 재판에서 3명의 딸과 한 아들을 둔 멕시코인 일가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가는 라니에르에게 4명의 아이들 과외를 신청했기 때문에 넥시움의 본거지인 뉴욕 주로 이사했다. 검사보는 “라니에르는 세 자매와 성관계를 가졌으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에 가족과 자매간을 이간시켰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자매 중 한 사람이 증인으로 소환되어 라니에르가 말하는 ‘윤리위반’ 즉 자기 이외의 남성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 벌로 2년 가까이 갇혔음을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당시 그녀의 방에는 매트리스와 종이와 펜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방 밖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소녀는 종이에 여러 차례 라니에르에게 사과문을 써 문 밑으로 전했지만 피고인 라니에르는 넥시움 조직원에게 명령해 신분증을 갖지 않은 소녀를 멕시코 국경까지 차로 강제 이송시켰다고 덧붙였다.

하자르 검사보는 라니에르가 조직을 설립한 것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고 피해자들에게 궁극의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피해자의 스케줄, 식사, 외출 장소와 교제상대 등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멤버들의 몸에 담긴 낙인의 사진을 배심원에게 보여주었다. 의료용 레이저 펜으로 새겨진 낙인은 입회의식의 하나로서 행해지고 있었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당시 멤버들은 그 낙인이 라니에르의 이니셜에서 따온 것인 줄은 몰랐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자르 검사보는 또 라니에르가 일부 여성멤버들의 추잡한 사진을 수백 개나 PC에 저장해 보관하고 있었으며 “이 사진들이 조직 내에서의 강제와 지배의 도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피고 측 모두진술에서 라니에르의 주임변호사인 마크 애니폴로는 검찰이 열거한 사실의 요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오히려 배심원에게 피고인의 행동 뒤에 있는 동기에 주목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뜻을 변호할 것이며, 숨이 넘어갈 때까지 그의 선의를 옹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니에르가 넥시움 조직 내 여성들과 성행위를 거듭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배심원들이 “도덕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애니폴로 변호사는 피고가 멕시코인 일가의 세 자매와 육체관계를 가졌다는 검찰의 주장에도 반론을 하지 않았다. 다만 피고인이 소녀를 무리하게 감금했다는 주장에는 이의를 제기해 소녀는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소녀에게 주어진 벌은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넥시움 운영사무소에서 일하다 회사 돈을 훔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멤버들의 추잡한 사진에 대해서는 멤버들이 자신의 행동에 자기책임을 지고 각자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며, 실제로 이 사진이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낙인이 찍혔다는 주장에도 반론을 펼쳤고 운동선수나 친목회 회원들 간에도 이 같은 낙인을 새긴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애니폴로 변호사가 배심원에게 호소한 것은 넥시움 전 멤버의 시점에서 판단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나중에 소환돼 라니에르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되어 있지만 그 중에는 조직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증거로 제시되는 메일이나 문자메시지에서 “이러한 증인의 상당수가 넥세움은 멋지며 1만 7,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넥시움의 세미나를 수강한 사실은 자기계발 조직이 피해를 끼치기는커녕 이익을 가져왔다 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모든 형태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수강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들이 수강한 것은 거기서 뭔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그는 고전소설 ‘앨라배마 이야기’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배심원들에게 공감을 구하고 앞으로 등장하는 증언을 라니에르의 시각에서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